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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6692(Print)
ISSN : 2287-451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earth science society Vol.39 No.5 pp.501-515
DOI : https://doi.org/10.5467/JKESS.2018.39.5.501

An Exploratory Study of the ‘Method of Multiple Working Hypotheses’ as a Method of Earth Scientific Inquiry

Phil Seok Oh*
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Gyeongi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Gyeonggi-do 13910, Korea
Corresponding author: philoh@ginue.ac.kr Tel: +82-31-470-6242
May 28, 2018 July 23, 2018 September 20, 2018

Abstract


In this study, the method of multiple working hypotheses (MMWH) as a method of earth scientific inquiry was applied in a context of abductive reasoning about the formation of a rock with a specific structure, and the characteristics of MMWH revealed in the reasoning process were explored. Participants were 31 senior undergraduate students enrolled in a course in a university of education. As part of the course, the participants performed abductive inquiry with multiple working hypotheses about the formation of a rock. The students were asked to record both the processes and results of their reasoning in sketchbooks. The content of the students’ sketchbook reports was analyzed according to the principle of analytic induction. Results demonstrated four assertions. First, the participants’ working hypotheses were suggested in the use of resource models, and the adaption of the resource models often occurred in this process. Second, the perceptual properties of evidence influenced the activation of the resource models. Third, the kinds of observed evidence and the different interpretations of evidence resulted into different judgments on working hypotheses. Fourth, sometimes new hypotheses were generated by the combination of alternative hypotheses. Implications of these findings for earth science education and relevant research were discussed.



지구과학의 탐구 방법으로서 ‘복수 작업가설의 방법’의 특징에 관한 탐색적 연구

오 필 석*
경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13910, 경기도 안양시 삼막로 155

초록


본 연구에서는 지구과학의 탐구 방법으로서 복수 작업가설의 방법을 특정한 구조를 지닌 암석의 형성 과정에 대한 귀추적 추론 과정에 적용하고, 그 속에서 드러난 복수 작업가설의 방법의 특징을 탐색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한 교육대학교에서 진행된 수업에 참여한 31명의 4학년 학생들이었으며, 이들은 수업 활동의 일환으로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에 대한 복수의 작업가설을 상정하고 그것들을 함께 고려하여 귀추적 탐구를 수행하였다. 학생들의 추론 과정과 결 과를 스케치북 보고서에 기록하게 하고, 보고서의 내용을 분석적 귀납의 원리에 따라 분석하여 4가지 연구 주장을 도 출하였다. 첫째, 학생들의 작업가설은 자원 모델을 바탕으로 상정되고 이 과정에서 종종 자원 모델의 변형이 일어난다. 둘째, 자원 모델의 활성화에는 증거의 지각적 특성이 영향을 미친다. 셋째, 관찰한 증거의 종류와 증거에 대한 다른 해 석이 작업가설들에 대한 서로 다른 판단을 초래한다. 넷째, 종종 대안적인 가설들이 결합하여 또 다른 가설이 만들어진 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지구과학 교육과 관련 연구에 시사하는 점을 논의하였다.



    서 론

    과학 교육 분야에서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개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던 1980-90년대에 다루어 졌던 세부 연구 과제 중에는 증거 평가(evidence evaluation)에 관한 것이 있다. 증거 평가란 과학 문 제 해결이나 추론 상황에서 증거에 대한 참여자의 반응을 뜻하는 것으로, 학생이 가지고 있는 선개념 또는 오개념과 제시된 증거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연구의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이다 (Amsel and Brock, 1996;Kuhn et al., 1988;Park et al., 1993). 그런데 다양한 증거 평가 연구들은 공통 적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개념에 따라 증거를 왜곡하 거나 다르게 해석하여 본래의 개념을 유지하려는 경 향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Amsel and Brock, 1996;Chinn and Malhotra, 2002;Kuhn et al., 1988;Park et al., 1993, 1998;Park and Pak, 1997). 이러 한 편향적인 경향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개념의 견고성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과학의 본성 중의 하나 라고 할 수 있는 관찰의 이론 적재성의 한 측면으로 이해되기도 하였다. 또,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학생들 의 편향적인 태도를 극복하고 증거에 대한 적절한 해석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그런데 과학 탐구 상황에서 편향적인 증거 평가 경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일찍이 지구과학자로부 터 제기되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그것은 Chamberlin (1890)에 의해 제안된 ‘복수 작업가설의 방법(the method of multiple working hypotheses, MMWH)’이다. Chamberlin (1890)은 먼저 진보의 역 사에는 세 가지 지적인 방법(intellectual methods)이 있다고 말하였다. 그 첫째는 지배적인 이론의 방법 (the method of the ruling theory)으로, 탐구의 목적 이 이론을 지지하는 사실을 찾는 데 집중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둘째는 단일 작업가설의 방법(the method of the working hypothesis)으로, 사실을 수집 하고 정리하여 가설을 입증해 보이는 데 탐구의 초 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오늘날까지 과학적 탐구 방법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는 가설연역적 방법과 유 사한 특징이 있다. 특히 이때 작업가설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은 그것이 문제에 대한 확정된 답이 아니 라 잠정적인 해결책으로 제안된 것이며, 따라서 탐구 를 통제하기보다 탐구의 경로를 제안하는 역할을 하 고 이후 새로운 증거에 의해 입증될 가능성이 있다 는 의미를 담고 있다(Chamberlin, 1890). Chamberlin (1890)은 단일 작업가설의 방법이 지배적인 이론의 방법보다 진보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하나의 가설에 따라 인도되는 과정을 따르다 보면 대안적인 탐구의 경로를 무시할 수 있고 결국 해당 가설이 지배적인 이론이 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하 였다. 이것은 마치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에 기초하여 증거에 대해 반응함으로써 자신의 개념을 유지하려는 편향된 증거 평가 태도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러한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Chamberlin (1890)이 제안한 세 번째 방법이 바로 MMWH이다. MMWH는 과학자가 여러 개의 대안적인 가설들을 동시에 가지고 연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복수의 대 안적인 가설들을 서로 비교하고 대조하며 증거를 가지 고 지속적으로 시험하여 궁극적으로 문제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가설에 이르는 방법을 말한다.

    지구과학 교과 교육학에서 MMWH가 지니는 가치 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말할 수 있다. 첫째, MMWH는 하나의 현상에 여러 가지 원인적 요인들 이 관여하곤 하는 지구과학 문제를 다루는 데 적합 한 탐구 방법이다. 일찍이 이러한 주장은 MMWH를 제안한 Chamberlin (1890, 1904)에 의해 천명되었을 뿐만 아니라, Elliot and Brook (2007)에 따르면 다수 의 변인들이 존재하는 생태 문제나 지구 환경 문제 가 중요시 되는 21세기에도 다시금 관심을 가져야 할 탐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MMWH는 가 설연역법과 실험적 검증에 의한 탐구 방법을 주로 강조해 온 그동안의 과학 교육의 경향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Chamberlin (1890)은 당대의 과학 교육이 학생들에게 최고의 결 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특정한 방법이 있다는 가정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경향을 ‘교수법적 동일과정설(pedagogical uniformitarianism)’ (p. 757)이라고 지칭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편향된 교 수법적인 습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서 로 다른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MMWH와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일찍부터 MMWH가 대안적인 과학 탐 구 방법으로 제안되었고 특히 지구과학의 유력한 탐 구 방법으로 언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지 구과학 교육의 맥락에서 MMWH에 관하여 논의한 사례는 드물고(Gray, 2014;Rubin and Jerde, 1990) 더욱이 이를 지구과학 교육 연구에 적용한 경우는 찾 아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지구과학의 본성을 반영한 탐구 방법에 관한 일부 연구는 귀추법에 초점이 맞추 어져 있었다(Oh, 2011, 2016;Oh and Kim, 2005). 귀추법은 역사 과학이자 해석 과학으로서 지구과학 탐구의 특징을 잘 설명할 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 하게는 과학의 탐구에서 가설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추법 은 이를 통해 상정되는 가설의 숫자에 대해서는 구체 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귀추법을 활용한 지구과 학 문제 해결 상황에서 복수의 가설들이 상정될 수 있고 이들이 여러 가지 준거에 의해 평가되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가설이 선택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 져 있다(Oh, 2011;Oh and Kim, 2005;Oh and Oh, 2011). 이에 비해 MMWH는 서로 상충되는 듯한 가 설까지도 의도적으로 함께 고려하여 탐구하는 것이 귀추법과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귀추법이 귀납법이 나 연역법과 같이 추론의 형식이나 논리적 구조를 바 탕으로 구분된 탐구 방법 중의 하나로 가설이 제안되 는 과정을 다루는 것이라면, MMWH는 가설의 개수 와 역할에 따라 구분된 탐구 방법으로 지배적인 이론 의 방법이나 단일 작업가설의 방법과 대비하여 탐구 과정에서 여러 개의 가설이 동시에 고려되는 것을 특 징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MMWH를 귀추법 과 더불어 상호보완적으로 연구한다면 지구과학의 본 성을 반영한 탐구 방법을 이해하고 이를 실제 지구과 학 교육에 적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이상과 같은 연구의 필요성에 따라 지 구과학의 탐구 방법으로서 MMWH의 특징을 탐색적 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에서 는 대학생들이 짐짓 복수의 작업가설들을 상정하여 암석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분석하여 MMWH가 실제 지구과학 탐구 활동에 적용되었을 때 어떤 특징을 드러내는지 시험적으로 탐색해 보고 자 한다. 본 연구를 탐색적 또는 시험적이라고 하는 것은 이 연구가 추후 이론적이고 역사적인 연구를 병행하여 MMWH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성 취하고 궁극적으로 각급 학교에서 지구과학의 본성을 반영한 탐구 수업을 수행하기 위한 교수법적인 제안 을 도출하는 데 경험적인 기초가 될 것이기 때문이 다. 즉, 본 연구는 MMWH에 대한 연구를 촉발하여 지구과학의 본성을 반영한 교과 교육 연구를 활성화 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연구 방법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MMWH를 지구과학 문제 해결 과정에 적용하였을 때 드러나는 특징을 탐색하기 위한 것으 로, 한 교육대학교에서 2016년 1학기에 본 연구자가 진행한 수업에 참여한 4학년 학생들을 연구 참여자 로 하였다. 이들은 이미 2015년 2학기에 본 연구자 와 함께 야외 지질 답사에 참여하여 Fig. 1과 같은 암석을 직접 관찰하고 그 특징적인 구조가 형성된 과정을 귀추적으로 추론하는 과제를 수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선행 연구(Oh, 2016)에 참여한 지구과학 교사들에 따르면, 문제의 암석에 나타난 특징적인 구 조는 지각 변동의 과정으로 지표에 노출된 암석이 구상 풍화 작용을 받아 생긴 박리 현상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학생들은 대부분 문제의 암석에 대해 과학적으로 타당한 추론을 하지 못하였고, 이들 의 추론 과정은 지질학에 전문적인 소양이 있는 지 구과학 교사들의 추론 과정과 비교하여 교육적인 시 사점을 얻고자 하는 선행 연구(Oh, 2016)의 동기를 제공하였다. 이 학생들 중 34명이 2016년 1학기에 본 연구자의 수업에 참여하였으며, 그 중 총 31명(남 =2명, 여=29명)이 수업 활동의 일환으로 다시 한 번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을 추론하는 탐구 과제를 수 행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연구 참여 학생들을 S1 (student 1)-S31과 같이 번호를 붙여 구별하였다.

    자료 수집 및 분석

    본 연구에서는 예의 수업에서 학생들이 작성한 보 고서를 연구 자료로 활용하였다. 학생들의 탐구 활동 을 위해 이전 학기의 경험을 반추하고 관련 선행 연 구 결과 등을 반영하여 귀추적 탐구 모형(Oh and Kim, 2005)의 단계-탐색, 조사, 선택, 설명-에 MMWH 를 접목하여 학생들이 보다 수월하게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에게 먼저 야외 지질 답사 경험을 상기하게 하고 여러 가지 사 진 자료들을 통해 문제의 암석과 주변 암석, 지형 등 을 다시금 자세히 탐색하도록 하였다. 다음으로, 지 구과학 관련 교재나 인터넷 등에서 필요한 정보를 조사하고,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문제 암석에 특정한 구조가 형성된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 설들을 제안해 보도록 하였다. 이때 학생들이 제안하 는 가설은 글뿐만 아니라 모델의 형태로도 나타낼 수 있게 하였으며,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문제 암 석의 형성에 관여하는 변인들 사이의 인과적인 관계 나 문제 암석에 특정한 구조가 형성되는 원인적인 과정이 포함된 설명이나 그림을 모두 가설로 취급하 였다. 이렇게 하여 복수의 작업가설이 상정된 후에는 이들을 서로 비교하고 평가하여 가장 유력하다고 판 단되는 가설을 선택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문제 암석 의 형성 과정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게 하였다.

    위와 같이 하는 동안 학생들에게 문제 암석에 대 한 자신의 추론 과정과 결과를 모두 스케치북에 기 록하게 하였다. 이것은 학생들이 단순히 글뿐만 아니 라 그림과 사진 등을 함께 활용함으로써 사고의 흐 름을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하고, 학 생들이 고려하는 가설들 또한 모델의 형태로 나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학생들에게 약 4주의 시간 동안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조사하고 동료들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과제를 수 행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수업 중에 과제 수행의 결 과를 공유한 후, 그들의 스케치북 보고서를 본 연구 를 위한 자료로 수집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위와 같이 수집된 학생들의 스케치 북 보고서를 분석적 귀납(analytic induction, Taylor et al., 2016)의 원리에 따라 분석하여 MMWH의 특 징에 관한 연구 주장(assertion)들을 이끌어 내었다. 분석적 귀납은 질적 자료로부터 이론을 생성하기 위 한 계속 비교 방법(constant comparative method, Glaser and Strauss, 1967)의 변형으로서, 연구 자료를 토대로 가설적인 주장을 진술하고 이 가설과 자료를 지속적으로 상호 비교하여 현상에 대한 주장을 정교 화 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Merriam, 1988). 특히 분석적 귀납에서는 가설로 제안된 연구 주장을 반박 하는 부정적 사례를 찾아 그것을 재구성하거나 재진 술하는 노력을 중요시 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는 먼저 학생들의 보고서를 하나하나 읽어 가면서 그들이 수행한 MMWH의 공통적인 특징에 관한 가 설적인 연구 주장들을 개발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우 선 보고서의 내용을 문제 암석의 형성에 관한 가설 의 종류에 따라 분류하고, 선행 연구(Oh, 2016)에서 제안한 모델링 기반의 귀추적 추론에 관한 도식을 이용하여 학생들의 추론의 특징을 정리하였다. 이 도 식에 따르면 어떤 ‘증거’를 발견한 추론자는 ‘자원 모델(resource model)’을 활성화해 내고 그것을 활용 하여 ‘설명 모델(exploratory model)’을 구성함으로써 본래의 증거를 설명한다. 이때 현상이나 자료라는 용 어 대신 증거라는 용어가 사용된 까닭은 그것이 단 순히 관찰 사실이나 정보의 집합이 아니라 추론 과 정 및 결론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의미를 함축 하고 있다. 즉, 관찰 대상이 지닌 여러 가지 특징들 중에서 귀추적 추론자에 의해 설명되어져야 할 문제 로 인식된 것을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또, 이 도식에 서 자원 모델이란, 말 그대로 귀추적 추론에서 가설 을 낳게 하는 자원의 역할을 하는 모델을 말하며, 설 명 모델이란 문제 현상을 설명하는 가설적 내용을 포함하는 모델로서 자원 모델을 매개로 하여 구성된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본 연구에서 선행 연구의 도 식을 사용한 까닭은 학생들이 제안한 가설들이 지구 과학 문제의 특성상 대개 그림 모델의 형태로 제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모델을 활용한 귀추적 추론에 관한 도식의 세 가지 요소-증 거, 자원 모델, 설명 모델별로 학생들의 추론의 특 징을 정리하고, 그것을 토대로 학생들의 탐구 사례에 서 드러난 MMWH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가설적인 연구 주장들을 명제 형식으로 진술하 였다.

    이렇게 연구 자료에 토대한 연구 주장들이 일차적 으로 진술된 다음에는 학생들의 보고서를 다시 반복 적으로 검토하면서 연구 주장으로서의 가설과 학생들 의 사례가 서로 잘 어울리는지 자세히 조사하였다. 특히 이때는 가설과 일치하지 않는 부정적 사례를 찾고자 노력하였으며, 가설이 학생들의 탐구의 특징 과 잘 어울리지 않을 때에는 가설의 내용을 수정하 거나 학생들의 보고서에서 드러난 새로운 특징을 나 타낼 수 있는 가설을 추가로 진술하였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의 가설들 중 두 개 이상의 가설들을 합하여 하나의 가설을 새로 형성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평가 과정을 통해 복수의 작업가설 들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것이 선택된다.’는 가설을 상정하였지만, 학생 보고서에 대한 반복적인 검토 과 정에서 이 가설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점이 발견 되었다. 이에 따라 본래의 가설을 평가 과정에서 관 찰 및 해석의 역할을 강조하는 가설로 재진술하고, 평가를 통해 하나의 가설만이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는 것을 주장하는 새로운 가설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가설의 개발 및 정련 과정을 더 이상 새로운 가설이 도출되지 않을 때까지 반복하여 자료 분석 결과가 이론적으로 포화되었다고 판단되었을 때 그 가설들을 본 연구의 최종적인 연구 주장으로 확정하였다.

    연구 결과

    본 장에서는 연구의 결과로서 문제 암석에 관한 대학생들의 추론 과정에서 드러난 MMWH의 특징을 4가지 주장으로 제시하고 그것을 예증하는 사례로서 학생들의 스케치북 보고서의 내용을 함께 기술한다. 이에 앞서 Table 1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추론 과정 에서 고려한 복수의 작업가설들을 각각의 부호(code) 와 함께 그것을 제안한 학생 수가 많은 순서대로 제 시하였다. 학생들은 처음에 문제 암석의 특정한 구조 가 형성된 과정에 관하여 모두 2개 이상의 가설을 상정하였으며, 한 학생 당 평균 2.9개의 작업가설을 가지고 탐구를 시작하였다. 따라서 처음에 가설이 제 안된 총 빈도는 전체 학생 수(31명)보다 많았다. 전 체적으로는 총 9종류의 가설이 초기의 작업가설들로 제안되었으며, 이 중 ‘박리 가설(exfoliation hypothesis)’ 을 제안한 학생의 수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 다(90.3%). 선행 연구에 지구과학 전문가로서 참여한 교사들에 따르면, ‘박리’와 ‘구상 풍화’는 실제로는 엄격하게 구별되지 않고 상호 교환적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지만(Oh, 2016), 학생들이 처음 가설을 상 정할 때에는 이 둘을 서로 다른 것으로 취급하는 경 우가 많았기 때문에 Table 1에서는 이 두 가설을 분 리하여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후 Table 2에서 제시하 게 되는 것처럼, 나중에는 학생들 또한 이 둘을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하게 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박리 가설’과 ‘구상 풍화 가설(spheroidal weathering hypothesis)’을 함께 고려하였을 때, 대부 분의 학생들이 지구과학 전문가들이 제안한 것과 같 은 가설을 여러 가지 가능한 가설들 중의 하나로 고 려하여 MMWH를 수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다 음으로 학생들이 많이 제안한 가설은 ‘포획암 가설 (xenolith hypothesis)’이었으며, 그 밖에는 ‘베개 용암 가설(pillow lava hypothesis)’, ‘마그마의 흐름 가설 (magma flow hypothesis)’, ‘관입 가설(intrusion hypothesis)’, ‘변성암 가설(metamorphic rock hypothesis)’, ‘화학적 풍화 가설(chemical weathering hypothesis)’, ‘기적 역암 가설(basal conglomerate hypothesis)’의 순이었다.

    Table 1과 같이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작업가설들로 학생들이 초기에 상정한 가설 들을 토대로 도출된 연구의 결과는 다음에 차례로 제시하는 주장 1, 2와 같다.

    주장 1: 학생들의 작업가설은 자원 모델을 바탕으 로 상정되고, 이 과정에서 종종 자원 모델의 변형이 일어난다.

    MMWH의 특징에 관하여 물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한 질문들 중의 하나는 다양한 작업가설들은 어 디에서 기원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일반 적으로 광범위한 범위의 배경 지식이 모두 가설의 근원이 된다고 할 수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추론자가 가지고 있는 이론적인 지식, 그의 개인적이거나 공적 인 경험, 비유물 등을 지적할 수 있다(Harrowitz, 1983;Kwon et al., 2003;Park, 2006). 그런데 본 연 구의 맥락에서는 학생들이 학술적으로 이미 알려진 모델들을 바탕으로 초기에 여러 가지 작업가설들을 상정하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이때 학술적으로 알려 진 모델이란 특정한 암석이나 암석의 구조, 그 형성 과정 등을 그림 또는 사진 등으로 표현한 모상적 모 델(iconic model)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 들은 각종 지구과학 관련 교재나 인터넷 정보원들에 서 그러한 모상적인 모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내었 으며, 모델의 내용을 문제 암석의 특징과 비교한 후, 문제 암석에 나타난 특징적인 구조를 설명할 수 있 다고 생각되는 모델의 내용을 가설로 제안하곤 하였 다. 예를 들어, S13은 Fig. 2a와 같이 구상 풍화 작 용을 표상한 모델을 활용하여 Fig. 2b와 같은 가설을 제안하였으며, 이렇게 제안된 그의 가설 또한 그림으 로 표현된 모델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렇게 모델을 활용하여 지구과학의 귀추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다룬 선행 연구에서는 가설을 제안 하는 데 바탕이 되는 자원의 역할을 하는 모델을 ‘자 원 모델’, 문제 현상을 설명하는 가설적 내용을 포함 하는 모델을 ‘설명 모델’이라고 각각 명명한 바 있다 (Oh, 2016, 2017). 따라서 본 연구에서 학생들은 복 수의 작업가설을 상정하기 위하여 지구과학의 학술적 인 모델을 자신의 자원 모델로 활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앞서 제시한 Table 1에서는 각 가설의 명칭을 그것의 근원이 된 자원 모델의 핵 심적인 요소에 따라 이름 붙여 제시하였다.

    그런데 학생들이 학술적인 모델을 활용하여 가설을 제안하는 경우에는 종종 자원 모델의 변형(adaptation) 이 일어났다. 왜냐하면 자원 모델은 대부분 일반적이 고 전형적인 과정을 묘사한 반면, 학생들에게 문제로 주어진 암석은 그러한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과정에서 벗어나는 맥락-특이적인 특징 또한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학생들은 문제 암석의 맥락에 맞 게 자원 모델의 세부 내용을 조정하거나 보완하였는 데, 이 점에서 학생들이 상정하는 가설들은 종종 자 원 모델의 변형 과정을 통해 창안된다고 말할 수 있 다. 하지만 자원 모델이 문제 상황에 맞게 변형되는 과정에서도 자원 모델의 핵심적인 내용이 바뀌는 것 은 아니었으며, 결과적으로 제안되는 작업가설은 자 원 모델의 핵심적인 내용에 다른 지질 과정이 추가된 설명 모델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와 같이 자원 모델이 변형된 구체적인 예는 앞 서 Fig. 2에 제시한 S13의 경우에서 찾아 볼 수 있 다. 즉, S13이 활용한 자원 모델은 풍화 작용에 의해 둥근 모양의 암석이 만들어지는 단일한 과정을 나타 내고 있는 반면, 그의 작업가설은 지형의 모습과 지 각 변동 등을 포함한 보다 복잡한 설명 모델의 형태 를 띠고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Fig. 3에서도 발 견할 수 있다. Fig. 3은 S15가 인터넷 정보원에서 찾 은 박리에 관한 학술적인 내용을 자원 모델로 삼아 설명 모델의 형태로 제안한 작업가설이다. 그런데 S15는 자신이 찾은 자원 모델을 토대로 작업가설을 상정하는 절차를 “가상적[으로] 적용”해 보는 과정이 라고 표현하였다. 즉, S15의 직접적인 표현으로부터 특정한 자원 모델이 문제 상황에 “가상적으로 적용” 되어 변형되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작업가설로 재구 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S20은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찾은 베개 용암에 대한 해설과 그림을 자원 모델로 활용하여 문제의 암석은 바다 속 지각에서 형성된 베개 용암 이 지각의 융기로 드러난 것이라는 설명 모델을 작 업가설 중의 하나로 제안하였으며, S21은 부정합의 생성 과정을 나타낸 모상적 모델을 자원 모델로 삼 아 문제의 암석은 부정합면에 있던 기저 역암이 그 위의 지층이 침식되면서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작 업가설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상과 같이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이 처음에 제안한 작업가설들은 대부분 지구과학의 학술적인 모델을 자원으로 활용한 것들이 었으며, 자원 모델이 설명 모델의 형태로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종종 자원 모델의 변형이 일어나곤 하였다.

    주장 2: 자원 모델의 활성화에는 증거의 지각적 (知覺的) 특성이 영향을 미친다.

    주장 1에서 말한 것처럼 학생들이 지구과학의 학 술적인 모델을 자원 모델로 삼아 문제 암석에 관한 작업가설들을 상정하였다면, 그들이 왜 그러한 자원 모델에 주목하고 그것을 선택적으로 활용하였는가 하 는 것이 MMWH에 관하여 다음으로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여, 학생들이 특정한 자 원 모델에 주목하고 그것을 자신의 추론 과정에 사 용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 본 연구에서 자연스럽게 묻게 되는 두 번째 질문이다. 선행 연구 에서 제안한 모델링 기반의 귀추적 추론에 관한 도 식에 따르면, 문제 현상에서 증거로 관찰된 것이 그 것과 관련된 자원 모델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이렇게 활성화된 자원 모델이 문제 현상에 적용되는 과정을 거쳐 설명 모델로 탄생하게 된다(Oh, 2016, 2017). 따라서 매우 많은 자원 모델의 후보들 중에서 특정한 모델이 활성화되고 선택되는 데에는 증거의 특징이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본 연구의 맥락에서는 증거의 외형적인 모습과 유사한 지질학적 대상이나 그러한 대상이 만들어진 과정을 나타내는 모델이 자원 모델로 활용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즉, 증거의 지각적 특성이 자원 모델의 활성화에 가 장 크게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S7은 처음에 문제의 암석이 포획암, 박 리 현상, 또는 베개 용암이라는 총 3가지의 작업가설 을 제안하였는데, 문제 암석의 “생김새”가 자원 모델 이 묘사하고 있는 암석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것을 그러한 모델을 자원으로 활용하게 된 이유로 제시하 였다. 이 중 Fig. 4는 포획암 가설의 토대가 되었던 자원 모델을 나타낸 것으로, 문제 암석의 둥근 겉모 습이 S7이 직접 옮겨 그린 모델에 있는 포획암의 모 습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S16은 문제 암석의 둥근 모양 때문 에 그것이 베개 용암일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Fig. 5a와 같이 자신이 찾은 베개 용암의 일반적인 모 델에서 둥근 모양의 암석이 여러 개 모여 있는 모습 을 확인하곤 “베개 용암은 여러 개 ... 만들어져야 하 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인 터넷 정보원을 더 검색하여 Fig. 5b와 같이 하나의 베 개 용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묘사한 모델을 발견한 후에는 베개 용암 가설을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가능한 가설로 제안하였다.

    그 밖에 S2는 자신의 스케치북 보고서에 박리 작 용에 의해 표면이 양파 껍질처럼 뜯겨진 둥근 모양 의 암석 사진들을 제시하면서 “외관상 [문제의] 암석 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박리 가설을 작업가설로 제안 하였고, S15는 문제의 암석이 타원체 모양인 것에서 착안하여 그것이 변성암인 안구상 편마암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상정하기도 하였다. 이들 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부분 그들이 인지한 증거의 외형적인 특징에 비추어 자원 모델을 선택하 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작업가설들을 제안하 였다. 이와 같이 증거의 지각적 특성이 자원 모델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중의 하나로는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시공간적인 규모에서 일어나는 과정 을 모상적으로 나타낸 모델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구 과학의 특징(Oh et al., 2007)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 석이 가능하다.

    주장 1, 2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증거의 지각적 특 성의 영향을 받아 자원 모델을 선택적으로 활용하여 복수의 작업가설들을 상정한 학생들에게 다음으로 주 어진 과제는 여러 개의 가설들 중에 문제 암석에 나 타난 특정한 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가 설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앞으로 전개될 주장 3과 4 는 이에 관한 것으로, 이들 주장에 앞서 Table 2에서 는 학생들이 MMWH를 적용한 귀추적 추론 과정에 서 유력한 가설로 선택한 것들을 가설의 유형 및 Table 1에서 사용한 부호와 함께 제시하였다. 따라서 Table 2를 통하여 학생들이 처음 상정한 작업가설이 추론 과정을 통해 어떻게 변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일(single) 가설로 분류된 것 중, B-E는 처음 제안된 때와 같은 내용의 가설이 선택되었음을 의미한다. 또, 연구 결과의 첫 부분에서 언급한 것처 럼,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이 처음에 복수의 작업 가설들을 상정할 때에는 ‘박리’와 ‘구상 풍화’를 엄격 하게 구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추론 과정을 거치는 동안 점차로 많은 학생들이 이 둘을 같은 의 미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Table 2의 결과에서는 이 둘 을 동일한 단일 가설로 취급하여 ‘박리 또는 구상 풍화 가설(exfoliation or spheroidal weathering hypothesis, A or G)’이라고 표현하였다. 이 밖에 일부 학생들은 두 개의 가설을 결합하여 또 다른 가설을 제안하였는데, 이때는 해당하는 두 개 가설의 부호를 함께 사용하 여 ‘B and A’와 같은 형식으로 나타내었다. 즉, Table 2에서 ‘B and A’로 부호화된 가설은 초기에 상정된 포획암 가설과 박리 가설이 결합된(combined) ‘포획암 및 박리 가설(xenolith and exfoliation hypothesis)’을 의미한다. 또, 몇몇 학생들은 여러 개 의 가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판단을 유보(reserved judgment)하였는데, 이 경우는 새로운 부호(J)를 사용 하여 나타내었다.

    Table 2에서 보는 것처럼, 학생들이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명으로 선택한 단 일 가설은 ‘박리 또는 구상 풍화 가설’, ‘포획암 가설’, ‘베개 용암 가설’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박리 또는 구상 풍화 가설을 다른 가설과 결합한 가설을 제안 한 학생들(9명)이나 판단을 유보한 학생들(3명)을 포 함하면 MMWH의 나중 단계에까지 과학적으로 타당 한 가설을 계속 고려하는 비율이 크게 올라가는 것 을 알 수 있다.

    주장 3: 관찰한 증거의 종류와 증거에 대한 다른 해 석이 작업가설들에 대한 서로 다른 판단을 초래한다.

    본 연구에서 학생들이 복수의 작업가설들 중에서 가장 유력한 것을 선택할 때에는 문제로 주어진 암 석의 특징을 다시금 살펴보고 관찰 결과를 토대로 대안적인 가설들을 서로 비교, 평가하였다. 물론 학 생들은 처음에 여러 가지 가설들을 상정할 때에도 문제 암석의 특징과 자원 모델, 가설의 내용 등을 상 호 비교해 보았지만, 그 때에 비하여 이 단계에서는 더욱 자세한 관찰과 해석이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 었다. 그리고 이러한 관찰과 해석의 결과로 어떤 가 설과 양립할 수 있는 증거가 발견된 경우는 그 가설 을 문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유력한 가설로 선택 하였고, 그 같은 증거를 찾기 어렵거나 가설과 양립 할 수 없는 증거가 발견된 경우에는 해당하는 가설 을 더 이상의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곤 하였다.

    예를 들어, 문제의 암석에 특정한 구조가 만들어진 과정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가설로서 가장 많은 학생 들이 선택한 ‘박리 또는 구상 풍화 가설’은 박리 작 용 또는 구상 풍화 작용에 동반되는 여러 가지 증거 들에 의해 지지되었다. 예를 들어, S18은 “[문제의] 구조가 관찰되는 암석에서 수평 절리, 수직 절리[가] ... 보이는 것으로 보아 ... 수평 절리, 수직 절리가 보 이는 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 구상 풍화에 의해 형 성되었을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구상 풍화 가 설을 가장 적합한 가설로 선택하였다. 또, 이미 야외 지질 답사 당시에 문제 암석이 있는 노두 주변에서 문제 암석과 동일한 구조를 여러 개 발견하였던 S6 은 다음과 같은 증거를 들어 문제 암석에 나타난 구 조가 물리적 풍화에 의해 생긴 박리 현상의 결과라 는 설명을 가장 유력한 가설로 제안하였다.

    • ·주변에서 여러 개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 ·암석이 바다를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바람이나 파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 ·공룡알* 모양의 암석을 둘러싼 겉의 암석이 결을 따라 쪼개 지는 것처럼 보인다.

    • ·겉의 암석은 손으로도 쉽게 떼어지며 잘 부스러졌다.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처음에 복수의 작업가설들 중의 하나로 박리 가설이나 구상 풍화 가설을 상정하 였다가 나중에는 이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들은 그 가 설에 의해 당연히 예견되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는 것을 해당 가설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은 주된 이 유로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S5는 “흔히 박리 구조의 지형은 ... 껍데기와 같은 박리가 보인다. 만약 관찰한 지형이 박리 구조라면 껍데기가 관찰되어야 하지만 관찰되지 않았다.”고 하였고, S10, S16 등도 “껍질을 발견할 수 없었다.”(S10), “양파 껍질처럼 벗겨지는 모양이 아니었[다.]”(S16)와 같이 전형적인 박리 작용 의 증거를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가설을 나중 단계 에서 제외하였다. 그런데 학생들이 지질 답사를 수행 한 지역에는 예의 증거가 산재하고 있었고, 앞서 인 용한 것처럼 S6은 실제로 문제 암석 주변에서 그 표 면이 마치 양파 껍질처럼 쪼개져 나간 암석들을 발견 하고 그것을 박리 가설을 지지하는 중요한 증거 중의 하나로 제시하였다. 즉, 학생들이 다양하게 분포하는 증거들 중에서 어떤 것을 발견하고 어떤 것에 주목하 여 관찰하느냐 하는 것이 가설에 대한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위와 같이 학생들이 관찰한 증거에 따라 가설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 또 다른 사례로는 ‘베개 용암 가 설’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S10은 아래와 같은 증거가 자신이 처음에 상정한 복수의 작업가설 들 중에 베개 용암 가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을 잘 설명하는 가설 로 선택하였다.

    타원체의 모양인 것은 외견상 맞다. ... 현무암질 용암이 물속에 서 급히 식어 생성된 베개 용암일 확률이 높다. 또한 암석 표면 은 급히 식은 증거인 세립질 조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 라서 해당 암석은 베개 용암에 의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S9는 처음에 베개 용암의 일반적인 생성 과 정과 그 모양에 관한 지구과학 지식을 활용하여 문 제의 암석이 베개 용암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림 형태의 설명 모델로 제시하기까지 하였지만, 나중 단 계에서는 “베개 용암과 같은 과정으로 생성되었다면 더 많은 공룡알 모양 암석이 발견되었을 것[인데 그 렇지 않다.]”고 하면서 이 가설을 “기각”한다고 하였 다. 즉, S9와 S10은 MMWH를 적용한 추론 과정에 서 그들이 각각 주목한 증거가 서로 달라서 동일한 가설에 대한 판단을 다르게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밖에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가설 로서 선택 빈도가 낮았던 것들에 대한 예로, 문제의 암석이 침식에 의해 드러난 기저 역암이라는 가설을 고려하였던 S21은 다음과 같은 관찰 결과를 토대로 이 가설이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지표로 노출된 지층 곳곳에서 관찰한 암석과 유사한 형태의 기저 역암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일대의 지층 은 역암층(퇴적암)이 아닌 변성암층이며, 이와 같이 둥근 형태 로 돌출된 암석은 이것 하나뿐이다. ... 암석을 발견한 곳 상부 혹은 하부에 퇴적 층리가 보여야 하지만 실제 배후 지층은 변 성암층이다.

    또, 문제의 암석이 변성암이라는 가설을 상정하였 던 S22는 마지막 평가 과정에서 “주변의 암석에 넓 은 범위에 걸쳐 줄무늬 같은 모양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변성 작용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문제 암석과 같은 둥근] 모양을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다.” 고 하면서 가설과 양립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증 거를 들어 이 가설을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관찰한 증거에 따 라 가설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와 더불어, 같 은 증거에 대한 해석이 달라서 가설들에 대한 판단 또한 달라지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로는 문제의 암석과 주변 암석의 조직에 관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선행 연구에 참여한 지구과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제의 암석과 그 주변의 암석은 색이나 광물 결정이 같은 동일한 암석이다. 따라서 문제의 암석과 주변 암석이 서로 다른 지질 과정을 통해 별개로 만들어졌다고는 보기 어렵고, 처음에는 동일한 암석으로 생성되었다가 구상 풍화 작용을 받 은 부분에서 박리가 나타난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얼핏 보았을 때 문제 암석과 주변 암 석의 조직이 달라 보이는 것은, 구상으로 드러난 암 석 주위를 둘러싼 주름진 부분이 물을 함유하여 있 고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기 때문이다(Oh, 2016). 그런데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 중에는 이렇게 육 안으로 보이는 상대적인 색깔의 차이를 근거로 문제 의 암석과 주변 암석이 다른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러한 적절치 않은 해 석은 적지 않은 학생들이 ‘포획암 가설’ 등을 문제 현상에 관한 설명으로 선택하는 근거가 되었다.

    예를 들어, S1, S25, S29, S30 등은 처음에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에 관하여 포획암 가설과 박리 가 설을 모두 고려하였지만, 결국에는 포획암 가설을 선 택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문제 암석의 둥근 부분과 그것을 둘러싼 주름진 부분이 같은 종류의 암석이라고 보기 어렵고, 문제의 암석과 주변 암석의 색이 달라서 “이질적인 경우”(S30)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들과 유사하게 S22는 문제의 암석과 주변 암석의 색이 다르다고 보고, 그것을 근거로 기 존 암석 주위에 마그마가 흘러가면서 암석 주위에 흐르는 듯한 구조가 나타난 것이라는 내용의 ‘마그마 의 흐름 가설’을 선택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학생들이 문제의 암석과 주변 암석을 동일한 것이라고 해석한 경우에는 그것이 포획 암 가설의 대안으로 ‘박리 또는 구상 풍화 가설’을 선 택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예를 들어, S27은 자신 의 보고서에 포획암 가설이 적절하지 않은 까닭의 하 나로 증거에 대한 다음과 같은 해석을 제시하였다.

    포획암과 이를 포획하고 있는 모체 암석은 화학 조성, 광물 조성이 다르다는 말을 앞서 언급했다. 이처럼 이 둘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데, 우리의 암석은 모체 암석과 같은 종류이다. 겉으로 많이 노출된 주변 암석과는 색깔이 다르지만, 노출이 적은 암석과는 비슷한 색깔을 띠고 있다.

    S27과 마찬가지로 S9는 문제의 암석과 주변 암석 의 “색과 결정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 둘이] 다른 기원의 암석이 아님”을 주장하였다. 또, S7은 “ 관찰 결과 ‘공룡알 암석’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암 석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아 포획암일 가능성이 줄 어든다.”고 하고, “하나의 ‘공룡알 암석’이 나타나고 그것을 둘러싼 암석과 같다고 생각하면 ‘공룡알 암석’ 의 생성 원인은 박리 작용에 의한 것이다.”라고 정리 하였다.

    증거에 대한 해석이 가설에 대한 서로 다른 판단 을 초래한다는 사실은 ‘관입 가설’과 ‘마그마의 흐름 가설’의 사례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중 관입 가설은 기존에 형성된 지층에 마그마가 관입하거나 이미 존재하고 있던 마그마에 다른 종류의 마그마가 관입하고, 관입한 마그마가 굳어지면서 문제의 암석 이 형성되었다는 내용의 작업가설이다. 이와는 조금 다르게 마그마의 흐름 가설은 기존 암석 주위를 마 그마가 흐르면서 굳었기 때문에 타원형 암석 주변에 주름진 무늬가 생겼다는 가설이다. 따라서 이 두 가 설을 공통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증거 중의 하나는 마그마의 관입에 의한 변성 작용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학생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다르고 그에 따라 가설에 대 한 판단 또한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S12는 문제 암석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좀 더 검고 흰 줄무늬, 점박이”를 변성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관입 가설을 유력한 가설 중의 하나로 선택하였다. 또, S31은 문제 암석이 있는 층 과 다른 층 사이에 열 또는 압력에 의한 변성의 흔 적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지역에 마그마의 관 입이 있었고 마그마가 관입할 때 문제의 암석도 만 들어졌다는 가설을 선택적으로 제안하였다. 반면, S26은 “동그란 암석 주변이나 가장 자리에 변성이 두드러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문제의 암석이] 마그 마의 흐름으로 인해 생성되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하였으며, S4는 자신의 보고서에 “마그마 관입에 의 한 형성이므로 열에 의한 접촉 변성 작용의 흔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적고는, 곧이어 문 제 암석 주변에서는 그러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고 하면서 다른 가설들(포획암 가설과 박리 가설)에 주의를 기울이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증거가 불 충분하다고 생각되면 가설의 선택을 유보하기도 하였 다. 즉, Table 2에서 제시한 것처럼, 총 3명(S17, S19, S20)의 학생들은 MMWH의 나중 단계에서도 문제 암 석의 형성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여전히 하나의 가설 을 특정하지 않았으며, 공통적으로 어느 하나의 가설 이 더 유력하다고 판단하기에는 필요한 증거가 없거나 부족하다는 의견을 자신들의 보고서에 기록해 주었다. 예컨대, 문제 암석에 관하여 포획암 가설, 박리 가설, 베개 용암 가설을 함께 고려하였던 S17은 보고서의 “ 결론”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록하였다.

    지금까지 세 가지 가능성에 대하여 공룡알이 생기는 과정을 합 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공 룡알과 주변 암석층에 대한 정보의 부족 때문에 세 가지의 가능 성 중 100%인 가능성을 찾지는 못하였다. ... 만약 공룡알을 직 접 깨 보거나 더 자세히 조사를 해 볼 수 있다면 가능성의 범 위를 좀 더 좁혀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상과 같이 문제의 암석에 특정한 구조가 나타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하여 복수의 작업가설들을 상정한 학생들이 대안적인 가설들을 서로 비교, 평가하여 가 장 유력한 것을 선택하는 과정에는 증거에 대한 관 찰 및 해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서로 다른 관찰 및 해 석에 따른 작업가설에 대한 판단을 잠정적인 수준에 서 유형화 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 ·작업가설의 내용과 양립할 수 있는 증거를 관찰하거나 증거 에 대한 해석이 작업가설의 내용과 양립할 수 있을 때: 해당 작업가설의 선택

    • ·작업가설의 내용과 양립할 수 없는 증거를 관찰하거나 증거 에 대한 해석이 작업가설의 내용과 양립할 수 없을 때: 해당 작업가설의 배제

    • ·작업가설의 내용과 양립할 수 있는 증거의 부재 또는 부족: 해당 작업가설의 배제 또는 해당 작업가설에 대한 판단 유보

    위와 같은 사실로부터 장차 MMWH를 적용한 지 구과학 탐구 활동에서는 학생들이 서로 다른 증거를 관찰하거나 동일한 증거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할 경 우에 가설에 대한 판단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주장 4: 종종 대안적인 가설들이 결합하여 또 다 른 가설이 만들어진다.

    복잡한 자연 현상을 다루는 지구과학의 탐구 방법 으로서 MMWH의 의의는 대안적인 가설들을 서로 비교하고 대조하여 궁극적으로 문제 현상에 대한 가 장 그럴듯한 설명을 찾아 나가는 데 있다(Chamberlin, 1890). 그런데 본 연구에서 특정한 구조를 지닌 암석 의 형성 과정을 추론하는 과제에 적용된 MMWH의 결과는 항상 초기에 상정된 복수의 작업가설들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귀결되지는 않았다. 앞서 주 장 3의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한 것처럼, 증거가 충분 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복수의 작업가설들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있었고, 더욱 흥미롭게는 처 음에 서로 대안적으로 제안되었던 가설들이 결합하여 또 다른 가설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렇게 대안적 인 가설들을 결합한 학생들은 Table 2에 제시한 것과 같이 총 9명이었고, 결합의 종류도 다양하였다. 하지 만 모든 경우에서 박리 가설과 다른 가설을 결합하 여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점이 공 통되었다.

    예를 들어, S3은 문제 암석이 베개 용암, 포획암, 박리 작용의 결과라는 3가지 서로 다른 가능성을 상 정한 후, 문제 암석이 지닌 특징들을 각 가설이 설명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별하여 조사 하였다. S3에 따르면, 이 중 포획암 가설은 박리 작 용을 받은 암석 표면에 나타나는 벗겨진 모양은 잘 설명할 수 없지만 “[문제의 암석이] 암편과 그것을 함유하는 화성암과 같은 마그마로부터 파생된 동원 포획암”이라면 문제의 암석과 주변의 암석이 비슷해 보이는 것을 설명할 수 있으므로, 이 가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판단 을 바탕으로 포획암 가설과 박리 가설을 결합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결론으로 제시하였다.

    관찰된 암석은 둥글고, 주변에 벗겨진 듯한 흔적이 있으며, 주 변의 다른 암석과 같은 성질을 띠고 있다. ⇒ 만일 이 암석이 동원 포획암이고, 이것이 박리 작용에 의해 드러난 것이라면 둥근 암체가 나타나고, 평행하게 벗겨진 자국이 있을 것이며, 주변의 암석과 같은 성질을 띨 것이다. ⇒ 따라서 이 암석이 박리 작용에 의해 드러난 동원 포획암이라고 생각할만한 까닭 이 있다.

    이와 유사하게 S24는 “이 암석은 포획암이 생성되 는 과정을 거쳤으나 후에 지표로 드러나는 과정에서 박리 작용으로 드러나게 되었다.”고 하여 기존의 포 획암 가설과 박리 가설의 핵심적인 내용이 결합된 ‘포 획암 및 박리 구조 가설’을 문제 암석을 설명하는 유 력한 가설로 제안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포획암 및 박리 가설은 포획암 가설과 박리 가설의 핵심적인 내용이 시간적으로 연 계되어 문제 암석의 구조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 특 징적이다. 즉, 문제 암석이 현재의 노두 속에 자리 잡게 된 것은 마그마에 의한 포획으로, 이것이 밖으 로 드러나면서 특정한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은 박리 작용으로 순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 른 지질 과정이 시간적으로 결합하여 결과적인 현상 을 설명하는 것은 본 연구에서 대안적인 가설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그 밖의 가설들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예컨대, ‘마그마의 흐름 및 박리 가설(magma flow and exfoliation hypothesis)’은 이 미 존재하고 있던 문제 암석 주위로 마그마가 흘러 가면서 주름진 구조를 만들고, 이것이 이후에 박리 작용을 통해 드러나게 되었다는 내용의 가설이다. 또, 결합에 의해 만들어진 가설 중 그 빈도가 가장 많았 던 ‘관입 및 박리 가설(intrusion and exfoliation hypothesis)’은 문제의 암석이 기존의 암석이나 이미 존재하고 있던 마그마에 다른 종류의 마그마가 관입 하여 굳어져 생성되었고, 차츰 겉으로 드러나면서 박 리 작용을 겪어 현재와 같은 구조를 갖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Fig. 6은 S28이 관 입 가설과 박리 가설을 결합하여 그림 모델 형태로 제시한 가설의 일부로서, S28은 그 과정을 다음과 같 이 설명하였다.

    퇴적암 지역에 관입[그림 1]→[그림 2]으로 인한 새로운 암석 구조가 형성되었고, 융기 후 압력차로 인해 박리 작용[그림 3] 이 진행되었을 것이다. 표면에 드러난 암석과 관입으로 형성된 암석은 서로 다르므로 당연히 풍화에 대한 영향의 정도도 다 르다.

    이밖에 초기에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으로 화학적 풍화 작용과 박리 작용을 대안적인 작업가설로 고려 하였던 한 학생(S11)은 나중에는 두 가지 과정이 함 께 작용하였다는 내용의 ‘구상 풍화를 포함한 화학적 및 기계적 풍화 작용 가설(chemical and mechanical weathering (including exfoliation) hypothesis)’을 제안 하고 그것을 그림 모델의 형태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결론적으로, 이상과 같이 대안적인 가설의 결합을 통해 또 다른 가설을 제안한 경우에는 학생들이 문 제 암석에 나타난 특정한 구조를 설명하는 가설로서 박리 가설만을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과학적으로 타 당한 가설을 나중 단계에까지 고려하게 되었다는 점 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논의 및 결론

    지금까지 본 연구에서는 지구과학의 탐구 방법으로 서 MMWH를 대학생들이 특정한 구조를 가진 암석 의 형성 과정에 대해 귀추적으로 추론하는 상황에 적용하고, 학생들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드러나는 MMWH의 특징을 분석하여 4가지 연구 주장으로 제 시하였다. 앞서 기술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것이 각급 학교의 지구과학 교육 및 관련 연구에 시사하 는 점을 논의하고 제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문제로 주어진 암석 의 지각적(知覺的) 특성과 유사한 대상이나 그 형성 과정을 표상하는 학술적인 모델을 자원으로 삼아 다 양한 작업가설들을 제안하였다. 또, 이렇게 상정된 여러 가지 작업가설들 중에는 문제 현상을 과학적으 로 타당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것이 추론 과정에서 유력한 가설로 계속 고려되었 다. 따라서 학생들이 지구과학에서 다루는 현상과 과 정을 나타낸 학술적인 모델을 더 많이 접할수록 그 들이 제안하는 가설의 내용도 풍부해지고 그것과 관 련된 지구과학 문제를 더욱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 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각급 학교의 지구과학 교육에 서는 종종 탐구적인 수업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학생 들이 지구과학 내용 지식을 학습한 후에 그 다음 과 정으로 이를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방식이 주로 이 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방법이 항상 좋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내용 지식 중심의 수업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학생들의 문제 해결 경험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므로 그러한 이분법적인 접근은 한계가 있 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학생들을 지구 과학 문제 해결 상황에 노출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여 문제 해결 상황 내에서 내용 지식의 학습 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본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것과 같은 문제라면 학생들이 암석의 특징적인 구조와 관련 있는 학술적 인 모델들을 찾아가면서 탐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 나, 학생들이 추론하는 동안 교사가 다양한 자원 모 델들을 제공하여 학생들이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며 탐구를 진행하게 하는 전략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지구과학의 학술적 인 모델을 바탕으로 문제 암석의 형성 과정에 관한 여러 가지 작업가설들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그렇다 고 해서 모든 학생이 과학적으로 타당한 가설을 선 택한 것은 아니었다. 앞서 기술한 연구의 결과를 토 대로 할 때, 결국 과학적으로 타당한 가설에 이르기 위해서는 복수의 작업가설들에 대한 선택과 제거의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한 증거를 발견하여 관찰하고 그러한 증거를 학 문적으로 타당하게 해석하는 일이 중요한 역할을 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과학의 탐구에서 관찰이나 해석은 어떤 상 황에나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범용적인 능력이라기보 다 내용-특이적이며 맥락-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석을 관찰할 때에는 꽃을 관찰할 때와 는 다르게 특별히 주목해 보아야 할 특징이 있으며, 같은 암석을 관찰하는 경우에도 문제의 성격에 따라 눈여겨보아야 할 특징이 따로 있다. 본 연구와 같은 문제 상황이라면 동일한 구조를 지닌 암석을 주변에 서 찾아보는 관찰 습관, 문제 암석이 물을 함유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태도, 문제 암석과 주변 암석의 조 직을 비교하여 같은 암석이라고 해석하는 능력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종류의 능력과 습관은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 보는 활동 속에서 문 제 상황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경험을 통해서 길러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지구과학 교 육 연구에서는 특정한 지구과학 문제 해결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식과 능력이 필요한지 자세하게 연구하고, 그 결과를 지구과학 탐구 수업에 시사하여 학생들이 지구과학 문제에 고유한 탐구 역량을 체득 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 적용된 MMWH의 과정에서는 서 로 다른 가설들이 결합하여 문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가설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것은 MMWH가 진행형의 탐구의 특징을 지니고 있음을 잘 말해 주는 것이다. 즉, Chamberlin (1890, 1904) 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MMWH는 실험 결과를 토 대로 어떤 가설의 진위를 판단하는 방법이 아니라, 각각의 가설들에 대한 비교와 상호 보완을 통해 보 다 정교한 가설이 탄생하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탐구 방법이다. 더 나아가 MMWH의 이러한 특징은 지구과학의 탐구 방법이 실험 과학의 그것과 비교하 여 어떤 구별된 본성을 지니는지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MMWH가 지니는 이러한 구별된 특징은 MMWH 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고 그 결과를 학교 과학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적용하게 되면 여전히 실험 과학 위주로 구성된 과학 교육 분야의 탐구 활 동의 폭과 깊이를 넓히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보다 체계 적인 접근을 통해 MMWH의 특징을 연구하고 이를 지구과학 교육 현장에 응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일 찍이 Chamberlin (1890, 1904)에 의해 지적인 방법의 하나로 MMWH가 제안되게 된 배경과 의미, 논쟁점 등을 고찰하고, 역사적인 사례 연구를 통해 실제 지 구과학 연구에서는 MMWH가 어떻게 적용되고 어떤 특징을 드러내는지 자세히 밝힐 필요가 있다. 이 과 정을 통해 본 연구에서 얻은 잠정적인 연구 주장들 이 더욱 정교화 되고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며, 각급 학교의 지구과학 탐구 활동 중에서 가능한 것들을 MMWH가 반영된 형태로 재구성하거나 새로 개발하 여 그 교육적인 가치와 효과를 살펴보는 것 또한 가 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가 MMWH에 관한 시험적, 탐 색적 연구라는 점에서 본 연구의 제한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본 연구에서 학생들이 보인 탐구의 특징은 지질학 또는 특정한 구조를 지 닌 암석에 관한 것이라는 문제의 맥락에 영향을 받 은 것일 수 있다. 예컨대, 학생들이 암석의 형성 과 정을 추론하기 위한 자원으로서 비유적인 대상이 아 닌 학술적인 모델을 주로 활용한 것은 지질학 영역 에서는 그러한 모상적인 모델을 이용한 학습이 자주 이루어지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지질학뿐만 아니라 대기과학, 천문학 등 지구과학의 다른 세부 영역을 대상으로 MMWH가 어떻게 적용되고 어떤 특징을 드러내는지 연구할 필 요가 있다. 또,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추론 과정에 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특징들을 토대로 각각의 특징 을 종합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연구 주장들을 진술 하였다. 이러한 연구 주장들은 MMWH가 적용된 지 구과학 탐구의 일반적인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반면, 추론자마다의 개성 있는 문제 해결 과정의 특징을 밝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개별 사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MMWH를 적용한 탐구 과정에서 작업가설들의 변화 과정에 대해 더욱 다양하고 심도 있게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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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ock in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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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s of the (a) resource model and (b) explanatory model of a student who suggested the spheroidal weathering hypothesis initi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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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 explanatory model generated by the adaptation of a resource model about exfol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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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resource model for the xenolith hypoth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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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source models for the pillow lava hypoth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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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s of the intrusion and exfoliation hypothesis expressed in the form of a pictorial model

    Table

    The multiple working hypotheses initially suggested by the students

    The hypotheses selected by the stu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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