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의 광업 활동은 1980년대 후반의 경제성 장과 이에 따른 산업구조 및 연료소비의 변화로 인 해 축소되기 시작하였고, 광업이 침체됨에 따라 대다 수의 가행 광산들은 휴·폐광을 하게 되었다. 휴·폐 광 후 남아있는 갱수 및 폐수와 광미 등의 유출은 주변의 토양과 수계를 오염시키는 대표적인 오염원이 되어왔다(Choi et al., 1998; Park et al., 1998). 이중 광미는 여름에 집중된 강수에 의해 수계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금속광산의 경우에는 광미의 산화로 비롯된 산성광산배수(Acid Mine Drainage, AMD)에 다량의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지표수를 비롯한 지 하수에 직접적인 오염이 되거나 암석표면에 증발잔류 광물을 형성해 지속적으로 수계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Park et al., 2005). 이러한 오염에는 주변 수계 의 지표수 및 지하수의 중금속 오염, 하천 및 농경지 토양의 중금속 축적, 생물농축 등이 있다.
Jung and Thornton (1997)은 삼보광산의 과거 광 산 활동으로 인해 광산 주변 농경지의 토양과 벼 작 물, 관개용수의 오염을 확인하였으며, 광산으로 인한 토양의 중금속 원소 부화와 벼의 중금속 함량과의 관계 등의 생물학적 영향을 규명하였다. Lee et al. (2001)은 다덕광산 주변지역의 토양, 식생, 하천수, 퇴적층에 대한 중금속 오염과 계절적 변동에 대해 보고하였다. 이들 모두 광미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 록 중금속 농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연 구지역의 오염이 광산으로부터 기인했다는 것을 지시 한다. 앞선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과거 광산 활동으로부터 생성된 광미는 광산 주변으로 분산되어 강변에 퇴적되었으며 강우 요인등에 의해 강으로의 중금속 용출과 풍화를 겪고 있다(Kang at el., 2013). 낙동강 수계를 위해서는 가행중인 광산과 과거 휴· 폐광산에 대한 정말 조사를 통하여 하천변에 유실된 광미 퇴적물에 대한 분포와 규모 및 이러한 퇴적물 과 반응할 수 있는 지하수 및 하천수의 화학조성을 확인하여 효율적인 처리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 다. 또한 휴·폐광산에서 발생되는 폐기물 및 침출수 에 대한 오염여부를 파악하여 광미의 출처와 하천으 로의 유입과정을 확인하여야 한다.
그러나 화학조성만으로는 어떤 광산에서 이들 광미 가 유실되었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Kim et al., 2008). 따라서 오염원의 기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적자로 서의 안정동위원소의 사용과 주성분분석을 비롯한 통 계기법을 적용한 오염원 추적기법의 개발이 요구된다. 국내에서는 장비의 부족,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연구 원의 부족 등으로 인하여 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한 연 구가 활발히 진행되지 못하였으나 이를 활용한 연구 를 하는 것은 향후 광산 유래 오염원을 추적하고 오 염을 방지하는 데에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하 지만 언급된 연구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연구지역 수계의 전반적인 기초조사가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 구에서는 이러한 오염원 추적 기법의 개발을 위해 낙동강 전반에 걸쳐 강변에 퇴적되어 있는 광미와 하천수의 분석을 하고, 이 결과를 통해 광산으로 인 한 오염의 정도와 주된 오염원을 파악하여 보고하고 자 한다.
연구지역 및 연구방법
연구지역은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에서 안동시 도 산면까지 이어진 약 91 km에 걸친 구역으로 북단 봉 화군 석포면 석포리의 북위 37 ° 05'51'', 동단 석포면 석포리의 동경 129 ° 11'15'', 서단 안동시 풍천면 신성 리의 동경 128 ° 26'00'', 남단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의 북위 36 ° 17'47''에 해당한다(Fig. 1). 이 연구에서는 낙 동강 본류 및 지류를 포함한 지역을 대상으로 광미 퇴적층과 하천수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봉화군 은 경상북도의 북단에 위치한 낙동강 발원지 인근지 역으로 기반암은 대부분 선캠브리아기의 홍제사화강 암과 분천화강편마암이며 부분적으로 석회암류, 장산 규암, 율리층군, 그리고 화강암류 등을 포함한다. 하 류로 내려가면서 경상누층군의 퇴적암류를 접하며, 안동댐 침수지역에서는 쥬라기 화강암을 만나게 된다. 또한 연구지역인 낙동강 수계에 영향을 미치는 광산 은 가행광산 9개, 휴·폐광산 96개에 달하며 이 중 수계를 따라 광미를 퇴적 시킬 가능성이 있는 금속 광산은 60개가 존재한다. 봉화군의 최근 5년(2004- 2008년)간 연평균 강우량은 1181.6 mm이며, 안동시 의 최근 4년(2004-2008년)간 연평균 강우량은 1028.9 mm이다. 두 곳 모두 여름철에 6~9월 사이에 강우가 집중되며 이시기의 강우량은 각각 전체 강우량의 약 73.3% (886.5 mm), 73.7% (758.7 mm)를 차지한다 (http://www.hrfco.go.kr/web/sumun/floodgate.do). 따라 서, 이 시기의 집중호우 등에 의하여 광산 유래 오염 원이 쉽게 수계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연구지역의 광산퇴적물과 하천수 및 배출수 시료 채취는 2009년 11월 30일 부터 2010년 12월 19일 사이에 한국광해관리공단의 정밀조사를 통해 수행하 였다. 연구기간 중 안전사고 우려로 인해 동절기인 2010년 1월 25일부터 2010년 3월 31일 까지 시료 채취를 일시 중지 하였다. 광미 퇴적물의 시료 채취 는 채취가 가능한 지점을 선별하여 실시하였다. 퇴적 층의 연장구간을 고려하여 퇴적층이 길게 연장된 경 반층의 경우에는 여러 점의 시료를 채취하였으며, 대 표 시료는 광미 퇴적물의 퇴적 특성을 고려하여 주 변 시료를 대표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위치에서 약 500 g 이상을 채취하였다. 시료채취 시에는 광미 퇴 적층에서 산화가 덜 된 부분을 위주로 채취하였으며, 광미 퇴적물과 지표나 암반 사이에 끼어 노출된 광 미 퇴적물, 식생대 하부 등에 퇴적된 광미 등에서 채 취하였다. 채취된 광미 퇴적물 시료는 서울대학교 농 생명과학공동기기원(NICEM)에 분석을 의뢰하였으며, 시료를 왕수로 산분해하는 전처리를 통하여 토양오염 공정시험법에 따라 유도 결합 플라즈마 발광광도기 (Inductively Coupled Plasma Emission Spectrometer) 로 분석을 실시하였다(http://www.me.go.kr/home/web/ policy_data/read.do?menuId=10264&seq=3950). 분석 오차는 2% 이내이다.
하천수 및 배출수 시료는 하천수 38지점과 배출수 4지점(연화광산, 승부매립장, 옥방광산, 장군광산)을 선정하여 각각 건기와 우기에 채취하였다. 시료채취 지점은 낙동강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지점 부근에서 본류 수질 시료와 지류 수질 시료를 각각 채취하여 분석값 비교에 용이하도록 하였으며, 본류나 지류에 근접하게 위치하고 있는 광산이나 규모가 큰 광산 주변을 채취지점으로 선정하여 오염의 원인을 찾아보 고자 하였다. 배출수 시료는 건기 시에 연화광산과 장군광산의 배출수 2지점을 채취 하였으며, 승부매립 장과 옥방광산에서는 배출수가 배출되지 않아 시료채 취를 하지 못했다. 우기 시에는 4개 지점 모두에서 시료를 채취하였다. 건기 및 우기에 채취된 하천수 76점의 시료와 배출수 6점의 시료는 현장에서 간이 측정기를 이용하여 pH와 온도를 측정하고, 실험실로 옮겨 필터링을 실시한 후 실험 전처리를 통하여 유 도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기(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er)로 분석하였다. 분석 오차는 2% 이내이다.
연구결과 및 토의
광산퇴적물 분석 결과
광산의 활동으로 유래된 중금속 원소들은 광미로부 터 강으로 유출되고, 독성을 지니기 때문에 이들의 정량적 측면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Crounse et al., 1983; Plant and Raisewell, 1983; Lee et al, 1999, Lee et al., 2001). 따라서 이 연구에 서는 낙동강 전반에 걸쳐 강변에 퇴적된 광미 퇴적 물의 중금속 농도를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광산으로 인한 오염의 전반적인 양상을 확인하고 주된 오염원 을 추정하고자 했다.
낙동강 본류를 따라 조사된 101개의 퇴적물 시료 에서 As의 농도는 39.5-9,107.6 mg kg−1 범위에서 평 균 2,140.9 mg kg−1 (표준편차 1,820.3 mg kg−1 )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높은 농도를 나타낸 시료는 연화광 산 지류 부근에서 채취한 시료이다. Cd은 0.7-111.52 mg kg−1 범위의 농도에서 평균 농도 11.7mg kg−1 (표 준편차 17.2mg kg−1 )로 나타났다. Cd이 가장 높은 값 을 나타낸 시료는 As와 같이 연화광산 지류 부근에 서 채취한 시료이다. Zn은 166.0-11,478.5 mg kg−1 범 위에서 평균 1,528.9 mg kg−1 (표준편차 2,092.2mg kg−1 ) 의 농도를 보였는데, Zn이 가장 높은 값을 가진 시 료는 쌍정광산 지류 합류점 인근에서 채취되었다. 또 Cu의 경우, 18.18-685.65 mg kg−1의 범위에서 평균 100.2 mg kg−1 (표준편차 73.3mg kg−1 )값을 가졌다. Cu의 값이 가장 큰 지점은 연화광산 지류 부근에서 채취된 시료이다. 그리고 Pb은 31.2-6,170.5 mg kg−1 범위에서 평균 1,547.7 mg kg−1 (표준편차 1015.1 mg kg−1 )을 나타냈는데, 역시 가장 높은 값을 보인 지 점은 연화광산 지류 부근의 시료였다.
오염 지수(Pollution Index, PI)는 각각의 시료에서 나온 여러 중금속 분석 값들을 하나의 단순화된 지 표로 나타낸 것으로 광산으로 인한 중금속 오염 비 교에 용이하게 사용되어왔다(Nimick and Moore, 1991). PI를 산출하는 방법은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PI는 토양 허용 금속 농도 기 준치의 비율에 대한 평균으로 계산한다(Jung, 2001). 이 연구에서는 Jung (2001)에서 충남지역의 임천광산 주변 토양의 중금속 농도 비교를 위해 사용한 PI의 계산 방법을 적용하였다. 토양의 금속 농도 기준은 Kloke (1979)의 토양의 금속 허용 농도 기준을 반영 해 다음과 같이 계산 되었다(Jung, 2001). 각 중금속 의 농도는 ppm 단위이다.(1)
PI>1.0은 여러 금속에 의해 심각한 오염이 되었음 을 의미한다(Jung, 2001). Fig. 2는 연구지역의 PI를 나타낸 것이다.
PI가 10을 넘는 지점은 전체 101점의 시료 중 68 지점에 달했으며, 1.0을 넘지 않은 시료는 단 4지점 에 그쳤다. 이를 통해 낙동강변 전반에 걸쳐 광산으 로 인한 심각한 오염이 진행되었음을 판단할 수 있 다. 하지만, 풍화작용으로 인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추적자 기법을 적용하여 광산오염 또는 풍화작용에 대한 정 량적인 접근 방법이 요구된다. 한편, 퇴적물 분석 값 과 더불어 광산으로부터 유래 되었을 것으로 생각되 는 높은 농도의 중금속을 함양한 퇴적층은 주로 광 산 지류가 본류와 만나는 지점과 하천양안에 광미의 퇴적이 용이한 감입곡류 부근인 것을 확인할 수 있 었다. 규모가 큰 광산과 이어지는 지류가 없는 낙동 강 하류에도 높은 값의 PI 를 보이는 데, 강수로 인 해 낙동강 수위가 상승되었을 때 상류로부터 하천으 로 유입된 광미가 급류에 하류로 떠내려 오다 침수 된 지역에 퇴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서도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천수 및 배출수 분석 결과
하천수는 연구지역의 최상부인 연화광산 지류부터 최하부인 안동호의 서부리 선착장까지의 구간에서 채 취되었다. 하천수의 중금속 분석은 As, Cd, Cu, Pb, Zn, Hg, CN, Cr 등 8개 항목에서 이루어졌으나 Hg, CN, Cr 항목에서는 모든 시료의 기기 분석 한계 미 만의 값을 나타냈다. 낙동강 본류의 경우 일부 구간 의 Cd 분석값과 Pb 분석값을 제외하고는 건기일 때 보다 우기일 때 더 높거나 같은 농도를 보였다(Fig. 3). 우기일 때 강물에 녹아있는 중금속의 농도가 높 아진 것은 국내 광산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 다량의 중금속 원소를 포함한 광미의 중금속이 산성 조건에서 환경으로 용출되는 것을 보여준 것과 같이 일반적으로 약산성을 띠고 있는 빗물 혹은 산성비와 강변에 퇴적된 광미퇴적층이 반응하면서 나온 결과라 고 판단된다(Lee et al., 2001; Dold and Fontboté, 2002; Lee et al., 2003). 또한 일부 광산과 연결된 지 류가 본류와 합류된 이후 본류의 중금속 농도가 높 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중금속을 포함한 광산의 배출수가 지류를 통해 낙동강 본류로 유입되 었을 가능성을 지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Table 1).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향후 오염원의 기원을 판별할 수 있도록 동위원소를 이용한 오염원 추적기법을 적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동위원소 의 예로 황산염의 황과 산소의 안정동위원소를 분석 한다면 황의 기원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다(Budakoglu and Pratt, 2005; Rock and Mayer, 2009; Tostevin et al., 2016). 국내에서는 현재 황과 산소의 안정동위원 소 분석법의 확립이 진행 중에 있다.
결론 및 제언
봉화군 석포면에서 안동호 상류까지의 연구지역에 는 광산업의 쇠퇴 이후 방치된 휴·폐광산으로 인한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낙동강 수계에 오염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광산은 총 105개 광산으로 금속광산 60개, 비금속 광산 45개에 달한다. 실제로 연구지역 전반에 걸쳐 광미로 인한 퇴적층이 발견되었으며, 이 퇴적층들은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었다. 특히 광산지류가 합쳐지는 지점과 감입곡류 부근에서는 그 농도가 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천수 및 배출수의 분석에서도 광산 활동으로 인한 하천수의 중금속 오염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단순히 광미의 화학 조성을 이용해서 광미 가 유래된 광산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각 근원 광산으로부터 유입량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Kim et al., 2008). 이러한 문제는 광산 활동으로 인한 오 염을 차단하는데 어려움을 야기한다. 따라서 각 오염 원으로부터의 유입량을 추적해 분별하고, 광해를 효 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변의 퇴적물과 하천수 의 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오염원을 추적하는 연구 가 향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