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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225-6692(Print)
ISSN : 2287-4518(Online)
Journal of the Korean earth science society Vol.36 No.4 pp.390-403
DOI : https://doi.org/10.5467/JKESS.2015.36.4.390

Exploration of Discursive-Epistemic Mechanisms in High School Earth Science Lessons

Phil Seok Oh1*,Yumin Ahn2
1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Gyeongi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Gyeonggi-do 430-739, Korea
2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Seoul 100-784, Korea
*Corresponding author:philoh@ginue.ac.kr ,Tel: +82-31-470-6242,Fax: +82-31-470-6249
January 22, 2015 April 20, 2015 August 5, 2015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discursive-epistemic mechanisms in high school earth science lessons. A total of 11 video recordings of earth science lessons were collected from three inservice high school teachers. The video recordings were all transcribed and analyzed by employing the discourse analysis framework used in relevant previous studies. In analysis, we identified discursive-epistemic mechanisms as functional assemblies for fulfilling particular epistemic functions in the earth science lessons. The characteristics of these mechanisms were described according to their epistemic functions. The findings of the study were compared with those of previous studies to highlight the characteristics of discursive-epistemic mechanisms in the earth science classrooms. Analyses of middle school science lessons and of science lessons in alternative forms, as well as studies using extended research methods such as indepth interviews with teachers, were suggested as implications for future research.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의 담화적-인식적 기제 탐색

오필석1*,안유민2
1경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430-739,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삼막로 155
2한국교육과정평가원, 100-784,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길 21-15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나라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의 담화적-인식적 기제들을 탐색하는 것이었다. 세 명의 현 직 고등학교 교사들로부터 총 11편의 지구과학 수업 녹화물을 수집하였으며, 모두 전사한 후, 선행 연구에서 사용한 담 화 분석틀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로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에서 특정한 인식적 기능을 담당하는 기능적 집합 으로서 담화적-인식적 기제들을 확인하였고, 그 특징을 인식적 기능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또, 분석 결과를 선행 연구 의 결과와 비교하여 지구 과학 수업의 담화적-인식적 기제들의 특징을 강조하였다. 앞으로의 연구를 위한 시사점으로 중학교 과학 수업과 대안적인 형태의 과학 수업에 대한 분석, 교사들과의 심층 면담과 같은 확대된 연구 방법을 통한 연구를 제안하였다.


    Ministry of Education
    NRF-2012S1A5A2A01016113

    서 론

    당대의 과학 교육 개혁 동향을 집약하여 나타낸 영향력 있는 문서 중의 하나인 미국의 과학교육기준 은 최근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과학 기준(Next Generation Science Standards, NGSS)을 발표하면서 과학을 여러 가지 실천 행위들(practices)의 집합으로 기술하였다(NGSS Lead States, 2013). 이 실천 행위 들에는 질문하기, 모델을 개발하고 사용하기, 설명을 구성하기, 증거에 입각하여 논증하기, 정보를 수집하 고 평가하고 소통하기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과학자 들이 자연 세계를 연구하여 과학 지식을 생산·발전 시키는 동안 수행하는 대표적인 인식 행위(epistemic practices)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은 설명(explanation) 이나 논변(argumentation)과 같은 담화 행위(discursive practices)를 근간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과 학자들의 인식 행위와 그것의 담화적 특징을 파악하 는 것은 과학자 사회의 인식 문화(epistemic culture, Knorr-Cetina, 1999)를 이해하고 그것을 학교의 과학 교육에 반영하기 위해 필수적인 일이 될 것이다. 예 를 들어, Christodoulou and Osborne (2014)은 과학 의 인식 행위가 과학자 사회의 담화와 함께 발생한 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과학적 담화를 지식의 구성 (construction), 정당화(justification), 평가(evaluation) 등으로 특징짓고, 학교의 과학 수업에서 그러한 담화 행위가 어떻게 실현되는지 분석한 바 있다.

    그런데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학교의 과학 교실 은 나름의 고유한 인식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특징적인 담화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 인다. 예를 들어, ‘교사 선도-학생 응답-교사 평가’로 이어지는 IRE 담화가 서로 다른 나라와 여러 학년의 과학 수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교사-학생간의 언어적 상호작용 방식이라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었 다(Cazden, 1988; Lemke, 1990; Pimentel and McNeill, 2013). 그래서 종종 대안적인 담화 행위가 시도되는 경우에도 그것은 과학 교실에 고유한 맥락 적·문화적 특징에 의해 재구성되곤 한다(Berland, 2011; Chinn and Malhotra, 2002). 예컨대, Berland (2011)는 과학 수업에 편만하게 존재하는 비논변적인 (non-argumentative) 담화와 정보 습득을 지향하는 목 표 구조로 인해 과학적인 논변이 강조되는 수업에서 조차 학생들은 동료의 견해에 대해 중립적인 질문을 던지고 교사의 전문적인 식견을 받아들여 문제를 해 결하고자 할 뿐 서로 논쟁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과학 수업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담화 패턴들은 이제까지 주로 과학 교육 개혁의 걸 림돌로 여겨져 왔고 되도록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취급되어져 왔다. 하지만 전문적인 과학자 공동체에 서 지식이 새롭게 생성되어 발전되어 가는 방식과 그렇게 하여 잘 확립된 과학 지식이 학교의 교실에 서 다루어지는 방식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밖 에 없다(Hodson, 1996; Kim et al., 2010; Kirschner, 1992; Kirschner et al., 2006; Millar, 1988). 따라서 만약 학교의 과학 교육이 개혁되어야 한다면, 과학 수업의 인식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는 작업이 우선되 어야 하고, 현존하는 과학 수업의 인식 문화의 바탕 위에 과학자들의 인식 행위를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Russ (2014)는 소위 과학의 인식론(epistemology of science)이 과학자들 의 인식 행위를 특징짓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 과학 교육에도 그것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한다. 그에 따르면, 과학 수업에 적절한 인식론은 단순히 과학자들이 하는 것 이기 때문이 아니라 과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데 생 산적인가를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보다 최근에 Sandoval (2015)과 Berland et al. (in press)는 과학 수업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적 목적(epistemic goals)을 강조함으로써 과학자들의 인식 행위가 교사 와 학생들에게도 의미 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과 학 교실에 고유한 인식적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 음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학자들의 주장에 동의하는 입장에서 우리나라 초·중등학교 과학 수업 의 인식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연구 과 제의 일부로 진행되었으며, 특별히 고등학교 지구과 학 수업을 대상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고등학교 지 구과학 수업에서 발견되는 담화적-인식적 기제들 (discursive-epistemic mechanisms)은 무엇인가 탐색해 보고자 하였다. 이때 ‘담화적-인식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 활동이 담화를 근간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수업에서는 참여자 들간의 언어적 상호작용을 매개로 교실이라는 사회적 공간에 과학 지식이 구성되어 나타나고 그것이 교사 와 학생들 사이에서 소통되는 동안 더욱 발전하여 학생들에게 내면화되는 인식적 과정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진다(Leach and Scott, 2003; Mortimer and Scott, 2003). 따라서 수업 담화의 특징을 있는 그대 로 파악하는 것은 교실 공동체에 존재하는 인식 문 화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작업이 될 것이다. 또 한 담화적-인식적 ‘기제’라는 말은 서로 다른 종류의 담화 양상(discourse mode)이나 그들의 연결 구조 (discursive sequence)가 수업의 인식적 과정에서 세부 적인 기능 또는 역할을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다시 말하여, 본 연구에서 담화적-인식적 기제는 참 여자들이 지식을 얻게 되는 과정에서 특정한 인식적 기능(epistemic function)을 담당하는 담화 양상이나 담화 연결 구조의 기능적 집합(functional assembly) 이라고 조작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본 연구와 관련된 선행 연구들에서는 학교의 과학 수업에서 관찰할 수 있는 담화적-인식적 기제들과 그 인식적 기능들이 몇 가지 제안된 바 있다(Campbell et al., 2012; Oh and Ahn, 2013; Oh and Campbell, 2013). 예를 들어, Oh and Ahn (2013)은 우리나라 초등 과학 수업의 담화를 분석하여 “초등 과학 교실 에 고유한 맥락적 특성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초등 학교 과학 수업을 통해 오랜 기간 형성되어져 왔고, 현재에도 초등 과학 수업들에 공통적 존재하면서 과 학 수업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p. 282)되는 담 화적-인식적 기제들을 제안하였다. 여기에는 어떤 지 식 내용을 다시 말하는 데 사용되는 ‘Retrieving’이라 는 담화 양상이 같은 지식을 반복하여 강조하는 의 사소통 과정에 연속적으로 등장하여 ‘Retrieving- Retrieving-Retrieving’이라는 담화 연결 구조를 이루 는 것이 포함된다. 예컨대, 초등 과학 수업에서는 과 학적인 정보가 동영상이나 교과서와 같은 정보원으로 부터 일차적으로 재생된 후, 이 정보를 학생들이 제 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과 응답이 이어 지고, 마지막으로 교사가 다시 동일한 정보의 내용을 요약하는 담화가 전개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Retrieving 중심의 담화 양상과 담화 연결 구조는 학생들이 반 복적인 듣고 말하기를 통하여 과학 지식을 습득하게 하는 인식적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 밖에도 선행 연구들은 학생들이 탐색한 구체적인 현상을 토대로 교사가 좀 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과학 지식을 도 입하는 ‘Exploring-Building on the Shared’라는 담화 연결 구조가 우리나라의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외국의 중학교 과학 수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담화적- 인식적 기제라는 점을 말해 주었다(Oh and Ahn, 2013; Oh and Campbell, 2013).

    본 연구는 이상과 같이 교실 담화를 통하여 과학 수업의 인식적 측면을 이해하고자 하였던 선행 연구 들의 후속 작업의 하나로서, 기존 연구들에서 사용하 였던 연구 방법을 준용하여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연구는 선행 연구들이 다루지 못했던 우리나라 고등 학교 지구과학 수업을 대상으로 하여 그 속에서 발 견되는 담화적-인식적 기제들은 무엇이고 그것들은 어떤 인식적 기능을 수행하는지 탐색하였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장차 우리나라 초·중등 과학 수업의 인식 문화를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장의 문화 에 어울리는 새로운 과학 수업 개선을 시도하기 위 한 기초적인 정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방법

    1.자료 수집

    본 연구를 위한 자료는 서울시에 소재하고 있는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세 명의 현직 지구과학 교사들 로부터 수집되었다. 이들과 본 논문의 두 명의 연구 자는 오랜 기간 각종 지구과학 교과 교육 활동과 연 구 활동을 함께 해오면서 래포(rapport)를 형성해 왔 던 까닭에 본 연구를 위해 자신들의 수업을 공개하 는 것에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즉, 본 연구에서 자 료 수집은 목적 표집을 특징으로 하는 질적 연구의 표집 방법 중의 하나인 편의 표집(convenience sampling, Kim, 2012)을 통해 이루어졌다.

    교사들이 제공한 자료는 고등학교에서 일상적인 강 의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10학년 지구과학 영역의 수 업 동영상으로, 각 교사의 상황과 학교의 학사 일정 에 따라 수집된 수업의 주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교사들과 그들의 수업에 관한 정보는 Table 1에 요약 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들 중 A교사와 C교사가 재직 중인 학교는 학부모들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대체로 낮은 편이었으며, 학생들의 학습 의욕과 성취 수준 또한 높지 않은 편이었다. 반면 B교사의 학교는 서 울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자율형 사립 여자 고등학 교로서, 오랜 전통과 고유한 학풍을 지니고 있었으 며, 학생들의 경제적 수준과 학력 수준은 다양한 편 이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A, B, C교사는 모두 학교 안팎의 다양한 모임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으며, 동료 교사들에 의해 우수한 교사 로 추천받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A교사는 여러 가지 교수-학습 및 평가 자료를 집필하였으며 교사 연수 강사, 평가 문항 출제 위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 고 있었다. B교사 역시 다양한 외부 활동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최적의 학습 환경을 제공하 는 데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타 학교의 교사들과 연 구자들이 그의 지구과학 실험실과 지구과학 수업을 관찰하고자 방문하는 일이 잦을 정도였다. C교사는 지질학적인 연구를 토대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 이후로도 꾸준히 각종 지질 조사를 수행하여 그 성 과를 책으로 집필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본 연구는 제한된 숫자의 교사를 참여자로 하고 있지만, 참여 교사들의 전문성을 고려했을 때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의 담화적-인식적 기제를 다양하게 탐색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성격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2.자료 분석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나라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 실을 인식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여 지구과학 수업 담 화가 어떤 담화적-인식적 기제들로 이루어져 있는지 탐색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동영상 형태로 수집된 11편의 지구과학 수업을 모두 전사하고, 선행 연구들(Campbell et al., 2012; Oh and Ahn, 2013; Oh and Campbell, 2013)에서 사용 한 담화 분석틀(Table 2)과 분석 과정을 적용하여 자 료를 분석하였다. 이 분석틀은 과학 교실에서 과학 지식이 형성되고 발전되어 학습자에게 내면화 되는 과정, 즉 교실 참여자들의 인식적 과정에 동원된다고 여겨지는 11개의 담화 양상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데 실제 수업에서는 각각의 담화 양상들이 독립적인 담화적-인식적 기제로 작용하는 경우 외에도 서로 다 른 담화 양상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여 특정한 인식적 기능에 기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분석 과정에서는 참여자들의 개별 발화(utterance)가 아닌 주제별 에피소드(topical episode)를 분석 단위로 하였 다. 구체적으로, 먼저 전사된 수업을 몇 가지 에피소 드들로 나누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발화자의 전환, 대화의 세부 주제, 대화 방식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다시 몇 개의 세그먼트(segment)로 분리하였다. 그리 고 각 세그먼트가 어떤 담화 양상을 통해 전개되는 지 확인하고, 서로 다른 담화 양상들이 결합되는 방 식, 즉 담화의 연결 구조를 파악하였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주제별 에피소드는 대체로 복수의 담화 양상 과 담화 연결 구조로 구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 며, 이들이 특정한 인식적 기능을 담당하는 담화적- 인식적 기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위와 같이 하여 일차적인 분석을 마친 후에는, 분 석한 지구과학 수업에 대표적인 담화적-인식적 기제 들을 선별하였다. 이때는 특정한 담화 양상이나 담화 연결 구조의 빈도를 세어 그 등장 횟수가 많은 것을 선정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식적 기능을 준거로 하였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실제 수 업에서는 서로 다른 담화 양상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인식적인 기능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담화 양상이나 담화 연결의 외형적인 구조는 다르더라도 서로 다른 종류의 것들이 동일한 인식적 기능을 수 행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편의 수업에서 자주 반복되지는 않았더라도 다른 것들과 구별되는 특정한 인식적 기능을 수행하는 담화 양상 이나 담화 연결 구조가 관심있는 담화적-인식적 기제 로 고려되기도 하였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에서 지 구과학 수업의 담화적-인식적 기제는 특정한 인식적 기능을 담당하는 기능적 집합으로서 제안되었으며, 그 속에는 여러 가지 담화 양상과 담화 연결 구조가 함께 포함되었다.

    위와 같은 분석 과정에는 본 논문을 작성한 두 명 의 연구자가 참여하였으며, 서로 독립적으로 수업 동 영상과 전사본을 분석한 후, 함께 모여 분석 결과를 상호 검토하고 불일치한 부분에 대해서는 토의를 통 해 합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두 연구자간의 불 일치는 개개의 담화 양상의 특징과 그것이 다른 담 화 양상들과 결합하여 나타나는 인식적 기능을 혼동 하여 생긴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담화 양상으로 서 Narrating은 화자가 자신이나 타인의 경험을 이야 기하듯이 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이것이 수업의 맥락에서 교사의 설명에 이어 등장할 때에는 교사가 이미 설명한 과학 지식의 내용을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인식적 기능, 말하자면 과학 지식을 확장하고 강화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따라 서 이 경우에 종종 Narrating이 Elaborating이라는 다 른 담화 양상과 혼동하기도 하였으며, 이때는 담화 분석틀의 사용에 좀 더 숙련된 연구자가 분석틀의 취지를 다른 연구자에게 설명함으로써 분석자간 불일 치를 해소하였다.

    다음 연구 결과에서는 이상과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에서 발견되 는 담화적-인식적 기제들을 그 인식적 기능에 따라 4 개의 절(節)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또, 5번째 절에서 는 그러한 담화적-인식적 기제들을 비롯한 지구과학 수업 담화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 한 가지를 논의하였다. 연구 결과를 제시할 때에는 본래 영어로 개발된 담화 분석틀의 특징을 고려하여 담화 양상을 지칭할 때에는 영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인식적 기능을 설명할 때에는 적절한 우리말 번역을 제시하 였다. 또, 실제 담화 사례를 인용할 때에는 세그먼트 별로 나누어 제시하고, 각 세그먼트의 끝에 담화 양 상을 적시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1.잘 확립된 과학 지식을 재생하는 담화적-인식 적 기제

    과학 교실의 특징은 여러 가지로 묘사될 수 있지 만, 과학자들에 의해 잘 정립된 과학 지식이 그것을 알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지는 곳이라는 점을 빼 놓을 수 없다. 따라서 과학 수업에 동원되는 담화 나 사고 과정, 교수법 등은 과학자들의 그것과 본질 적으로 차이가 있다(Hodson, 1996; Kirschner, 1992; Kirschner et al., 2006; Millar, 1988).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학교의 과학 수업에서는 과 학자 사회를 대변하는 입장에 있는 교사가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과학 교과의 내용 지식을 수업이라는 새로운 맥락에 재생해 내는 담화 양상, 즉 Retrieving 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 관찰한 고등학 교 지구과학 수업에서는 서로 다른 내용의 과학 지 식이 주로 교사의 독백에 의해 차례로 재생되는 패 턴이 뚜렷하였다. 따라서 Retrieving이 연이어 나타나 는 경우에도 각각의 Retrieving 담화 양상은 서로 독 립적이었고, 그것들이 커다란 한 주제 아래 부속되는 것일 뿐, 하나의 담화 연결 구조를 이룬 채 동일한 주제를 반복하여 다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예를 들어, 다음 세 개의 담화 세그먼트는 A교사 가 지구의 판구조 운동을 다루면서 발산 경계의 특 징을 발산 경계(해령)의 정의, 지진 활동, 화산 활동 으로 각각 분리하여 설명하는 장면을 보여 준다. 각 세그먼트는 모두 Retrieving 담화 양상에 대응하였으 며, 다만 첫 번째와 세 번째는 교사의 독백으로 진행 되고 두 번째 세그먼트만이 외형적인 구조상 교사와 학생간의 IRE 교환 방식으로 이루어진 점이 다를 뿐 이었다.

    교사A: 해양판이 있으면, 연약권에서 온도 차이에 의해서 일 어나는 맨틀의 대류에 의해서 마그마가 올라오면서 ... 여기서 올라오는 거대한 힘에 의해서 이 해양판은 뭐 야, 찢어지면서 틈이 발생하면서 마그마가 위로 올라 오는 거야. 올라오면서 이 산맥 흘러내리면서 식으면 서 산을 만들 거야. ... 이 부위를 우리는 해령이라고 이야기 해. ...

    [Retrieving]

    교사A: 해령은 발산형 경계야. 얘 지진 자주 발생할까, 안 할 까?

    학생: 안 해요. ...

    교사A: 어? 왜 안 해? 다른 애들이 다 발생한다고 하는데. ... 선생님 질문이 뭐였어?

    학생: 발생하는지, 안 하는지.

    교사A: 어디에서?

    학생: 해령.

    교사A: 지진이,

    학생: [발생]해요.

    교사A: 그렇지. 지진이 여기에서 들썩들썩 하면서 벌어졌지. 충격이 세겠지. 지진이 발생,

    학생들: 합니다.

    교사A: 강력한 지진이 발생합니다.

    [Retrieving]

    교사A: 화산 활동은 있을까, 없을까? 당연히 마그마가 올라와 서 분출해서 굳었으니까 많이 있겠지, 바다 속에서. 화산 활동은 많이 존재할 겁니다.

    [Retrieving]

    (A교사의 수업3에서 발췌)

    위와 같은 사례와 비교하여 C교사의 수업은 다른 지구과학 수업에서는 보기 어려운 담화 연결 구조가 관찰된다는 점에서 다소 특이하였다. C교사의 학생들 은 대체로 과학 학습에 대한 흥미가 낮고 학습 역량 도 높지 않았는데, C교사의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교 과서의 문장을 그대로 읽은 다음 교사가 같은 내용 의 과학 지식을 설명하면서 학생들에게 교과서의 내 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Retrieving-Retrieving’의 연결 구조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되었다.

    교사C: 책을 한 번 읽어보자. 어디냐, 70쪽이야, 270. ○○이 가 읽어 봐. 일어 서.

    학생: 어디? 여기서부터 읽어요?

    [Metadiscourse]

    학생: (해당 페이지 읽음) ... 두 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경계를 발산 경계라고 한다. ...

    [Retrieving]

    교사C: 그래서, 그림을 봐봐. 맨 위에 그림, (가)를 보세요. 거 기에 대륙이 있었는데, 밑에서 맨틀 대류가 상승했어 요. 그럼 그 대륙이 양쪽으로 어떻게 되요?

    학생들: 갈라져요.

    교사C: 갈라지겠죠? 틈이 생긴다. (나)번 그림, 틈이 점점 깊 어져서 골짜기가 되요. 그 골짜기를 두 글자로 뭐라고 한다고?

    학생들: 열곡.

    교사C: 열곡. ... 그게 바로 열곡이에요. 갈라진 골짜기라는 뜻 이야.

    [Retrieving]

    (C교사의 수업2에서 발췌)

    이렇듯 본 연구에서 관찰한 지구과학 수업에는 Retrieving 또는 Retrieving-Retrieving이 잘 확립된 과 학 지식의 재생이라는 인식적 기능을 위한 담화적-인 식적 기제로서 동원되었다. 이러한 점은 Retrieving이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전(前)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 습하거나 한 차시의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그 시간에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중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활용 된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학생 탐색을 토대로 새로운 과학 지식을 도입 하는 담화적-인식적 기제

    과학자들이 자연 세계에 관한 이론을 개발하는 과 정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인식 행위로는 실험을 꼽 을 수 있다(Gooding, 1990; Wellington, 1998). 이에 따라 학교의 과학 수업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실험실 습 활동(practical work)이 시도되고 있다. 그런데 실 험을 통해 새로운 이론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광범위 한 범위의 지식과 추론 능력, 실험실습 기술 등이 필 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은 전문적인 과학자들에 비견 할만한 세련된 이론이나 연구 경험이 없고 학교의 실험실습 기구는 대개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것에 비 해 매우 기초적인 것이어서 과학 수업을 통해 학생 들이 과학자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같은 수준의 지식 을 형성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Kirschner, 1992).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실험실습을 통해 데이 터를 얻더라도 그것으로부터 과학적인 결론이 저절로 도출되는 것도 아니다(Millar, 1998). 그래서 Millar (1998)는 학교의 과학 수업에서 실험실습이 이루어지 는 경우에도 “추상적인 아이디어는 학습자들에 의해 새롭게 구성되지 않고, 오히려 교사의 ‘말’을 통해 학습자에게 전해져야 한다.”(p. 20)고 주장하기도 하 였다.

    그런데 이러한 과학 교실의 인식 행위에 관한 관 념적인 주장은 선행 연구(Oh and Ahn, 2013; Oh and Campbell, 2013)를 통해 과학 수업에 실재하는 것임이 확인되었다. 즉, 과학 수업의 실험실습 활동 에서는 학생들이 탐색한 현상을 토대로 새로운 과학 지식이 교사의 말을 통해 소개되곤 하였다. 특히 이 렇게 교사에 의해 도입되는 과학 지식은 학생들이 경험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좀 더 일반적이고 추 상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적 기능을 수행 하는 데에는 ‘Exploring-Building on the Shared’가 기본적인 담화적-인식적 기제로 동원되며, 여기에 다 른 담화 양상들이 결합되면서 여러 가지 변형된 형 태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의 경우에도 교사가 학생들에 게 여러가지 자료를 제공하여 탐색하게 한 후(Exploring), 학생들이 공유한 경험을 토대로 그와 관련된 과학 지식을 도입하는(Building on the Shared) 사례가 종 종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다음은 A교사가 학생들에 게 화산과 지진의 분포를 확인하게 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환태평양 지진대의 개념을 소개하는 장면에 서 이루어진 담화이다.

    교사A: 264쪽을 한 번 봅시다. 이번에는 화산대야, 화산대. ... 앞뒤 그림을, 앞뒤로 넘기면서 연결해서 이해해 봐.

    [Metadiscourse]

    교사A: 지진대와 화산대의 분포가 어떻게 돼. 학생들: 비슷해요.

    교사A: 거의 비슷비슷하지. 지진이 일어난 지역에 주로 화산 대가 존재하고 있지.

    [Exploring]

    교사A: ... 이게 지진과 화산의 이야기고 ... 붙여 보니까 이런 모양이 나온다. ... 거의 겹치지. 지진대와 화산대는 밀 접한 상관관계가 있어. ...

    [Building on the Shared]

    (A교사의 수업1에서 발췌)

    그런데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에서 확인된 위와 같은 담화적-인식적 기제에서 학생들이 탐색한 대상 은 초등학교 또는 다른 과학 영역의 수업에서의 그 것과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초등 과학 수업에서 탐색의 대상은 차가운 컵 표면에 맺힌 물방울이나 자석 주위에 철가루가 분포된 모양 등과 같이 직접 조작하거나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었다 (Oh and Ahn, 2013). 또, 다른 나라의 고등학교 물리 수업에서도 학생들은 고무풍선, 유리 막대 등을 이용 하여 정전기 현상을 경험적으로 탐색하는 것이 관찰 되었다(Campbell et al., 2012). 이에 비해,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에서는 탐색의 대상이 실시간 데이터 (B교사)나 지도(A, C교사), 일기도(B교사) 등과 같이 이차적으로 가공된 자료 또는 사진(B교사)이었다. 이 것은 대학 입시 준비 등으로 인해 실험실습 활동을 자주 하지 못하는 고등학교의 현실적인 상황뿐만 아 니라 지구과학 교과의 학문적 특성(Oh et al., 2007) 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되었다.

    3.과학 지식을 확장·강화하는 담화적-인식적 기제

    과학 수업에서는 교사에 의해 새로운 과학 내용이 소개되거나 학생들이 공유한 경험의 바탕 위에 과학 지식이 도입되면 그것을 더욱 확장하고 강화하는 담 화 행위들이 이어진다. 선행 연구들(Campbell et al., 2012; Oh and Ahn, 2013; Oh and Campbell, 2013) 에서는 Elaborating, Reformulating, Narrating 등의 담화 양상들이 독립적으로 혹은 다른 담화 양상과 결합하여 이러한 인식적 기능에 기여하는 것이 관찰 되었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 에서도 그와 같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과학 지식을 확장·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담화적-인식적 기 제들을 좀 더 세부적인 인식적 기능에 따라 분류하 여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과학 지식의 정교화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에서 학생들이 이미 학습한 과학 지식을 확장하거나 강화하는 데 동원되는 담화 적-인식적 기제에는 Elaborating 또는 ‘Retrieving- Elaborating’이 포함되었다. 전자는 학생들이 자신이 궁금한 점을 질문하여 교사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 는 경우에 학생 주도의 단일한 담화 양상으로 등장 하였으며, 후자는 교사가 과학 내용을 설명한 후 자 신의 설명을 부연하는 경우에 두 개의 담화 양상이 결합된 구조로서 등장하였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학생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이해를 더욱 세련되고 정교하게 하는 인식적인 기능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공통되었다. 특히 전자의 경우에 한 학생이 먼저 질문을 하여 교사로부터 답을 얻고 난 후, 다른 학생이 같은 주제에 대해 추가로 질문함으로써 그 내용을 더욱 정교화 하는 모습이 관찰된 것이 특징 적이었다. 다음은 그 예로서, B교사가 지진에 대한 수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학생들이 수업 내용 중 궁금했던 것을 질문하는 담화의 일부이다. 이때 학생 들은 실시간 자료의 획득 과정, 관측소의 위치, 해양 에서의 지진, 쓰나미, 판구조론에 입각한 일본 열도 의 미래, 우리나라의 지진 발생 가능성까지 다양한 이슈들에 관한 정보를 잇따라 교사에게 요청함으로써 자신들의 지식을 확장·강화하였다.

    학생1: 저거(실시간 지진 기록)요. 어떻게 조사하는 거예요? ...

    교사B: 전 세계의 지진계에 있는 기록을 각각 리히터 규모로 계산을 빨리 해요. 그렇게 해서 기록을 합니다. 보통 지진이 일어나고 몇 시간 이내에 계산할 수 있어요.

    [Elaborating]

    학생2: 그 지진계를요, 태평양이나 바닷가에서 할 때, 지상에 서 띄워서 이렇게?

    교사B: 잘 보시면 지진계는 반드시 육지에 있습니다. 바다에 는 없어요. 그런데, 바다에서 지진이 나더라도 육지에 서 찾아서 그게 [일어]났는 줄 알 수 있죠. ...

    [Elaborating]

    학생3: 바다에서도요, 지진이 일어나요? 바닷물 속에서도?

    교사B: 바닷물 속에도 땅은 있죠?

    학생3: 그 땅에도 지진이 일어나요?

    교사B: 그 땅하고 육지에 있는 땅하고 차이가 있을까요? ... 지난번에 봤던 인도네시아 지진. 그게 바닷물 속에서 일어난 지진이죠. ...

    [Elaborating]

    (B교사의 수업1에서 발췌)

    위에서 언급한 후자의 경우로, Elaborating이 Retrieving 과 연결되어 과학 지식을 정교화하는 담화적-인식적 기제로 역할을 할 때에는 교사가 과학자들의 최신 연구 결과를 정교화의 내용으로 도입한다는 점이 특 징적이었다. 가령 판구조론의 견지에서 2억년 후 한 반도의 위치와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추가 적으로 제공한다거나 투발루의 해수면 상승의 원인을 지구온난화 뿐만 아니라 태평양판이 인도-호주판으로 섭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이에 해당 한다(A교사). 또, 다음 사례는 C교사가 충돌형 수렴 경계에서 히말라야 산맥이 형성되었다는 교과서의 내 용을 설명한 후에 이어진 것으로, 남중국판과 북중국 판의 운동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부연함으로써 학생들이 이미 학습한 과학 지식을 정교화 하는 모 습을 보여준다.

    교사C: 더 놀라운 사실은, 과학자들이 밝혀냈는데, 중국도 남 쪽하고 북쪽이 부딪친 거다, 이런 주장이 있어요. ... 중국도 남쪽하고 북쪽이 부딪쳐서 여기에 거대한 산맥 이 있었다, 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가보면 거대한 산맥이 없어요. 히말라야 같은. 왜 없어? ...

    학생들: 깎였어요.

    교사C: 그렇지, 깎여 나갔지. 흔적만 남아 있는 거예요. ... 그 런데 어떤 사람들은, 야, 우리나라도 바로 중국 옆에 있으니까 남쪽, 북쪽이 부딪친 거 아닌가 이렇게 사람 들이 생각을 하고 있어요. ...

    [Elaborating]

    (C교사의 수업4에서 발췌)

    (2)과학 지식의 변환 또는 재구성

    본 연구에 참여한 지구과학 교사들은 종종 자신의 수업에서 교사의 설명이나 학생들의 탐색을 거쳐 도 입된 과학 지식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 식으로 변환 또는 재구성하여 소개하곤 하였다. 이때 는 Retrieving 또는 Exploring-Building on the Shared 뒤에 Reformulating이라는 담화 양상이 결합되어 새 로운 담화 연결 구조(Retrieving-Reformulating 또는 Exploring-Building on the Shared-Reformulating)를 이루었고, 이것이 과학 지식의 확장·강화를 위한 또 다른 담화적-인식적 기제의 역할을 하였다. 예컨대, 다음 교사-학생 간 담화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익 숙한 경험을 빌어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지구과학 현상을 설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래의 첫 번째 세그먼트에서 B교사는 학생들로부터 한랭전선의 이 동 속도가 더 빠르다는 과학 지식을 성공적으로 이 끌어 내었지만(Retrieving), 학생들의 이해를 강화하기 위하여 두 번째 세그먼트에서 일상생활의 경험을 지 식 변환의 소재로 도입하고 있다(Reformulating).

    교사B: 이제 문제는 전선의 이동 속돕니다. ... 한랭전선면에 서의 공기의 수평 이동 속력과 온난전선면에서의 따뜻 한 공기의 수평 이동 속력을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의 공기의 이동 속력이 빨라요?

    학생들: 한랭전선. ...

    [Retrieving]

    교사B: 거꾸로 생각을 해 봅시다. 이불 밑으로 파고드는 게 빨라요. 이불 위로 달리는 게 빨라요?

    학생들: 파고드는 거.

    학생들: 달리는 거. ...

    교사B: 이불 위로 뛰는 애가 빠르지. 이불 밑으로 뛰는 애가 빨라요? 그럼 장애물 경기할 때, 그물 밑으로 통과하 게요. 당연히 밑으로 파고드는 게 느립니다. 그런데 잘 봅시다. ... 위로 달리는 애는 달려봤자 이불이 그 대로 있죠? 밑으로 달리는 애는 이불을 밀고 가죠?

    학생들: 음.

    교사B: 좀 그림이 그려지나요? ... 전선면을 밀고 나가는 거는, 한랭전선이 꾸역꾸역 밀고 나와요. 그래서 전선의 이 동 속력은 한랭전선 쪽이 좀 더 빠릅니다.

    [Reformulating]

    (B교사의 수업3에서 발췌)

    또, C교사의 수업에서는 교사가 직접 제작한 모델을 이용하여 판의 경계에서 서로 다른 판들의 운동을 재 구성하여 설명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교사C: 가져 왔어. (자신이 제작한 모델을 들어 보이며) 여길 보세요. 이게 해령이, 원래 여기가 판의 경계죠? 발산 경계라서 노란판하고 초록판이 경계에서 서로 멀어지 는 데가 요기에요. 그런데 이 해령이 한 줄로 쭈욱 있 는 게 아니라 왔다갔다 이렇게 어긋나 있어. 여기 있 다가, 이쪽에 있다가, 다시 이쪽에 있어. 그럼 무슨 일 이 벌어지느냐? 이 사이를 잘 보세요. 사이는 초록판 과 노란판의 뭐가 돼? 경계가 되죠? 경계가 서로 엇 갈리고 있습니다.

    [Reformulating]

    (C교사의 수업2에서 발췌)

    이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서 분석한 지구과학 수업 에서는 교사가 한자(漢字)로 된 지구과학 용어를 풀 이하면서 학생들에게 익숙한 다른 용어를 도입하는 사례 또한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A교사는 학생들에 게 환태평양 지진대를 설명하면서, “환(環), 환은 둘 러쌀 환이야. 그리고 환경할 때 환이야. Environment. 둘러싸다는 말이거든.”(수업1)이라고 부연하였다. 즉, 추상적인 개념과 낯선 용어들을 많이 다루어야 하는 고등학교 수업에서는 교사가 과학 지식을 학생들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변환 또는 재구성하는 담화적-인식 적 방식이 다양하다고 생각되었다.

    (3)과학 지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야기하기

    본 연구에서는 교사들이 자신의 경험이나 타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듯 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과학 지식 을 확장·강화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때는 Narrating이라는 담화 양상이 교사가 과학 내용을 설 명하기 전후(前後), 학생들이 탐색한 현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과학 지식을 도입하기 전후에 등장하였으며, 결과적으로 다양한 담화 연결 구조가 과학 지식의 이해를 돕는 데 기여하였다. 교사들이 이야기의 소재 로 활용하는 것 역시 일상생활의 경험, 과학사(科學 史)의 사건들, 전래 동화 등으로 매우 다채로웠다. 예 를 들어, 아래에서 B교사는 시범을 통해 학생들이 바람이 불 때 종이의 떨림을 탐색하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온대저기압의 발달 기작에 관한 과학 지식 을 형성하기에 앞서,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을 이야 기하여 풍속의 증가로 인해 불안정 파동이 생기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전체 에피소드 를 이루는 담화 연결 구조는 ‘Exploring-Narrating- Building on the Shared’가 되었으며, 이는 학생들이 해당 과학 개념을 이해하여 관련 지식을 확장·강화 하는 역할을 하였다.

    교사B: 그런데 여기서 하나만 테스트 해 봅시다. 이 종이를 제가 불어볼게요. 어떻게 되나 봐요. (입으로 종이를 불며) 후우우우우. (학생들 웃음) 올라오죠?

    학생들: 우와.

    교사B: 세게 불면 어떻게 될까요?

    학생들: 펄럭펄럭 거려요. ...

    교사B: 심지어 어떤 애는 어떻게 된대요?

    학생들: 서요.

    교사B: 서버려. 종이가 서버린대. 허허, 어떻게 될까? (교사의 시범과 학생들과의 탐색적 대화가 이어진다.)

    [Exploring]

    교사B: 이걸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경험했거든요. ... 우리 아버지 친구가 동네 타이어 가게 ... 큰 타이어 튜브 있잖아요? 그거 바람 넣어가지고 가져간 거예요. 그런 데 차에 안 실리잖아요? 튜브가 이만하니까. 그래서 그 튜브를 차 위에 얹어서 갔죠. 줄로 묶어가지고. 근 데 절묘하게 차가 시속 60을 돌파하면 위에서 튜브가 때려요. ... 탕탕탕탕 칩니다. 속도 늦추면 또 조용해요. ...

    [Narrating]

    교사B: 지금 이 말을 왜 하고 있느냐? 어느 정도 속력 이하 일 때는 안정적인데, 어느 정도 속력이 커져버리면 불 안정해서 떨려요. 그거하고 똑같이 ... 경계 양쪽에서 부딪히는 공기가 느릴 때는 어느 정도 면을 제대로 만들고 있지만, 속력이 빨라지면 ... 경계가 불안정하 면서 접혀 버려요. 그럼, 접히게 되면 저런 식으로 발 달하게 되고 ... 저 세 번째 그림이 여러분이 흔히 보 게 되는 온대저기압이에요.

    [Building on the Shared]

    (B교사의 수업3에서 발췌)

    Narrating이 다른 담화 양상들과 결합하여 과학 지 식의 이해를 돕는 또 다른 예로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에서 자주 관찰된 것은 교사가 학습 내용과 관 련된 과학사를 가까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듯 말하는 것이었다. 예컨대, 다음 사례는 C교사가 판구 조론의 개념을 도입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대륙이동설 을 주장했던 베게너의 이야기를 흥미로운 목소리로 들려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교사C: 베게너가 글쎄, 그게 뭘까, 그 힘이 뭘까 생각을 하다 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뭐나면, ... “지구가 자 전하니까 그 자전에 의한 회전력에 의해서 대륙이 움 직일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한 거야. 자, 그랬더니 사 람들이 어떻게 했을까요? 다 웃었어요. 왜? ... 뉴턴이 벌써 회전하면 어떻게 될까를 다 책에 정리를 해놨어. 그거에 대해서 계속 계산을 한 거야. 계산을 해봤더니 대륙은 커녕, 그 힘은 무지하게 약해. 그러니까 사람 들이 베게너를 우습게 왕따를 시켜요. “야, 너 혹시 한 번 떠 보려고 헛소리 한 거 아냐?”, “자전은 무슨 자전이야. 안 돼.” ... 그래서 베게너가 화딱지가 나니 까 계속 ... 탐험을 다니다가 ... 못 돌아 왔어요. ... 뭐 그냥, “뻥쟁이가 죽었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다 하 는 얘기야. ... [Narrating]

    교사C: 결론이 뭐냐? 베게너가 대륙이동설을 주장했지만 그거 를 발전을 시켜가지고 판구조론이라는 이론을 만들었 는데, 그 판구조론에 의하면 ...

    [Retrieving]

    (C교사의 수업3에서 발췌)

    4.교사-학생 간 의미의 협상을 위한 담화적-인식 적 기제

    과학자들은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이견(異見)을 해소하여 새로운 의미 를 협상하기 위한 논변에 참여한다. 즉, 논변과 그 결과로 발생하는 의미의 협상은 과학자들이 탐구를 수행하는 동안 참여하는 대표적인 인식 행위 중의 하나이다(NGSS Lead States, 2013). 본 연구를 통해 관찰한 수업에서는 선행 연구(Campbell et al., 2012; Oh and Campbell, 2013)에서 ‘교사가 안내하는 의미 의 협상(teacher-guided negotiation)’이라고 명명되었 던 담화적-인식적 기제가 교사-학생 간 의미의 협상 이라는 인식적 기능을 위해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 었다. 이것의 대표적인 사례는 B교사의 수업에서 발 견되었는데, 매 차시 수업마다 자료를 탐색하거나 학 생들의 경험 또는 의견을 탐색한 후, 교사가 탐색 내 용과 관련된 논쟁을 해결하여 학생들과 새로운 의미 를 협상하는 모습이 수차례 확인되었다. 이때의 수업 담화는 ‘Exploring (scientific phenomena)-Exploring (student ideas)-Debating-Negotiating’의 연결 구조 또 는 그것의 변형된 형태로 나타났으며, 담화의 전체적 인 흐름을 교사가 인도하여 이끌어간다는 특징을 지 니고 있었다. 아래의 예는 학생들이 한반도의 지진에 관한 자료를 탐색하고(Exploring scientific phenomena), 자신들이 예상한 한 것을 말한 후(Exploring student ideas), 교사가 도전적인 이슈를 도입하면서 담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학생들이 올바른 과학적인 결론에 이르게 하는(Negotiating) 장면을 보여 준다.

    교사B: 한반도의 지진 깊이에 대한 건데. ... 태평양이 있고 유라시아가 있는데, 일본 쪽에서 아시아 대륙 쪽으로 가면서 지진이 어떻게 되요? 노란색, 주황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빨간색까지 나오죠?

    학생들: 오옹.

    교사B: 깊어진다고, 차례대로.

    학생들: 네.

    [Exploring (scientific phenomena)]

    교사B: 그럼 우리나라 지진은 무슨 색일까요?

    학생들: 빨간색!

    [Exploring (student Ideas)]

    교사B: 빨간색일거라고 착각을 많이 해요.

    학생: 그게 아니면요?

    교사B: 잘 봐요. 무슨 색인지.

    학생들: 주황색!

    교사B: 다시 주황색으로 왔죠? ... [진원이] 쭈욱 깊어지니까 저 깊은 데에서 지진이 발생해요. 지진이 깊은 데에서 발생하니까 우리나라 오는 데에 거리가 멀죠? 그래서 우리나라 지진이 약한 거야 라고 설명을 해요. 그 설 명이 틀린 거라고요. 봐요, 우리나라 지진이 깊은 데 에서 발생하는가.

    학생들: 주황색.

    교사B: ... 우리나라 지진이 얕은 데에서 약한 지진밖에 안 생 깁니다. 저런 대규모 지각 운동하고 관계 없거든요. 그래서 이런 소규모의 지진이 얕은 데에서 발생해요.

    학생들: 아아.

    교사B: 그, 우리나라 지진의 특징입니다.

    [Negotiating]

    (B교사의 수업1에서 발췌)

    B교사의 지구과학 수업에서는 다른 주제를 다루는 경우에도 위와 같이 교사가 안내하는 의미의 협상이 반복되어 나타났다. 한 예로, 아래에서는 B교사가 구 름이 공중에 떠있는 이유에 대해 다루면서 우선 학 생들의 생각을 탐색하고(Exploring student ideas), 교 사가 학생들의 모순된 생각과는 다른 아이디어로 응 대한 후(Debating), 같은 원리가 적용된 경험을 소개 하여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함으로써 결국 새로운 의 미를 합의하고 있다(Negotiating).

    교사B: (구름이) 고체나 액체인데 왜 공중에 떠 있어요? 고체 나 액체임에도 불구하고 왜 공중에 떠 있을까요?

    학생: 공기보다 가벼워서.

    [Exploring (student ideas)]

    교사B: 공기보다 가벼워요? 물이? 물이나 눈이 공기보다 가 벼워요? 그럼 왜 눈이 내려요?

    학생: 무거워서.

    교사B: 무거워서? 언제는 가볍다며.

    학생들: 하하하.

    교사B: 왜 그렇게 왔다 갔다 해요?

    학생: 얼면 무거워져서 떨어져요.

    교사B: 얼면 무거워져서 떨어져요?

    [Debating]

    교사B: 어릴 때 그 장난 안 쳐봤어요? 장난감 있잖아요. 파이 프 담배같이 생겨가지고선 공 하나 있어서 바람 불면 뜨는 거.

    학생들: 아.

    교사B: 그 공이 왜 공중에 떠 있어요?

    학생들: 공기 때문에. 바람 계속 부니까. ...

    교사B: 구름도 똑같아요. 구름은 저런 공기가 밑에서 위로 올 라가는 것 때문에 만들어져요. 밑에서 위로 바람이 부 니까 고체하고 액체지만 공중에 떠 있는 거죠.

    [Negotiating]

    (B교사의 수업2에서 발췌)

    5.과학 수업 담화의 교사-선도성(teacher-initiativeness)

    앞 절들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 관찰 한 지구과학 수업에서는 교사 또는 교사-학생 간 발 화를 통해 과학 지식이 재생되거나 학생들이 공유한 탐색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 지식이 소개되고, 그러한 지식이 몇 가지 서로 다른 담화 양상들에 의해 확 장·강화되는 것이 주요한 인식적 기능으로 분석되었 다. 이와 더불어, 다른 나라의 중등학교 과학 수업을 통해 정의된 바 있는 ‘교사가 안내하는 의미의 협상’ 이 담화적-인식적 기제의 하나로 기능하는 것이 확인 되었다. 그런데 이상과 같은 것들에 공통되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교사가 수업 담화에서 선도적인 역할 을 한다는 사실이다. 즉, 대부분의 경우에 교사가 먼 저 담화를 시작하였고, 담화의 전개 방향을 이끌어가 는 것 또한 학생이 아닌 교사였다. 간혹 학생들이 자 신들의 지식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먼저 질문을 던 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 공하는 것 역시 교사의 몫이었다.

    그런데 수업 담화의 특징으로서 ‘교사 선도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은 Metadiscourse의 발화자가 대부분 교사라는 사실이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분 석틀에 따르면, 담화 양상으로서 Metadiscourse는 수 업 활동을 안내하고, 학생들의 행동을 통제하며, 그 들의 학습 수행을 평가·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 은 Metadiscourse의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는 많은 사 례들 중의 일부로서, C교사가 학생들이 화산 분화에 관한 가상의 기사를 쓰는 활동을 하기 전에 기사 작 성 요령을 안내하는 절차적 메타담화(Procedural Metadiscourse)와 학생들이 활동하는 동안 이미 작성 된 기사를 평가하고 조언하는 평가적 메타담화 (Evaluative Metadiscourse)를 각각 나타낸다.

    교사C: 자, 다 한 사람은 오른쪽을 보자. 오른쪽은 ... 화산이 발생한 네 개 동네가 나와 있어요. ... 그 동네 중에 한 곳만 하는 거예요. 한 곳에 취재하러 간 거야. ... 취재하러 가 가지고 방송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방송 을 하려면 대본이 있어야 되죠? 방송 대본을 오른쪽 에 적는 겁니다. ... 당연히 말하는 것처럼 ... 저는 누 구누구입니다. 여기는 어디입니다. 육하원칙에 의해서 써 보세요. ... 피해 주민을 인터뷰 하고 ... 과학자도 인터뷰를 해야 돼. ...

    [Procedural Metadiscourse]

    교사C: 이게 과학자야, 그냥 동네 아저씨야? ... 2번 과학자는 너무 자세하지 않아. 이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 다. ... 이렇게 쓰면 안 됩니다. 가능한 판의 이름, 경 계, 이런 걸 가지고 자세하게 쓰라고. 동네 아저씨처 럼 쓰면 안 돼. ...

    [Evaluative Metadiscourse]

    (C교사의 수업4에서 발췌)

    위와 같이 수업에서 Medtadiscourse가 대부분 교사 에 의해 제공된다는 것은 수업 중에 이루어지는 학 습 활동과 담화의 흐름이 교사의 발화에 의해 구조 화되고 있다는 점을 잘 말해 준다. 이러한 현상은, 비슷한 지위에 있는 전문가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과학자 사회와는 달리, 과학 교실은 상대적으로 세련 된 과학 지식과 경험을 지닌 한 명의 교사가 그렇지 못한 다수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한 인식 공동체 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담 화 양상으로서 Metadiscourse를 대부분 교사가 담당 한다는 사실은 과학 교실에 존재하는 다른 담화적-인 식적 기제들을 가능케 하는 기초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논의 및 결론

    지금까지 본 연구에서는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업의 담화를 분석하여 그 속에서 발견되는 인식적 기능을 확인하고 그들이 어떤 담화적-인식적 기제들을 통해 실현되는지 기술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 결과를 다른 학교급의 과학 수업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 의 결과(Campbell et al., 2012; Oh and Ahn, 2013; Oh and Campbell, 2013)와 비교해 보면 몇 가지 공 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장(章)에서는 이렇게 선행 연구와의 비교를 통해 고등학교 지구과 학 수업의 담화적-인식적 기제의 특징을 논의하고 그 로부터 장차 더 탐구해 볼 연구 과제를 결론으로 제 시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논의와 결론은 장차 우리 나라 초·중등학교 과학 수업의 인식 문화를 정의하 기 위한 기초적인 정보와 그를 위해 필요한 후속 작 업들을 확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첫째, 이미 잘 확립된 과학 지식을 재생하기 위한 담화적-인식적 기제에서 Retrieving이라는 담화 양상 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은 각급 학교의 과학 수업에 공통되는 특징이다(Oh and Ahn, 2013; Oh and Campbell, 2013). 그런데 본 연구에서 분석한 고 등학교 수업 담화에서 Retrieving이 활용되는 방식은 초등학교의 경우와 다른 점이 있었다. 서론에서 언급 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초등 과학 수업에서는 같은 내용의 과학 지식이 반복하여 재생되는 ‘Retrieving- Retrieving-...’ 담화 연결 구조를 흔히 관찰할 수 있다 (Oh and Ahn, 2013). 그런데 본 연구의 고등학교 지 구과학 수업 담화에서는 이렇게 동일한 지식 내용이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연속하여 반복되는 경우가 드 물었다. 오히려 서로 다른 내용의 과학 지식이 주로 교사의 독백에 의해 차례로 재생되는 담화적-인식적 기제가 뚜렷하였다. 이렇듯 고등학교 수업 담화의 세 부적인 특징이 초등학교의 그것과 다른 까닭에 대해 서는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의 현실적인 요 구 외에도 교사가 학생들의 인지적 능력을 고려한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초등학교 과학 수업 에서는 어려운 과학 내용을 반복하여 강조함으로써 어린 학생들이 이를 숙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 추고 있다면, 인지적으로 좀 더 성숙한 학생들을 대 상으로 하는 고등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과학 내용을 제한된 시간에 효과적으로 다루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중학교 과학 수업의 담화적-인식적 기제 를 분석하여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과학 수업의 중간 적인 특징(예컨대, Retrieving과 Retrieving-Retrieving- ...의 복합적인 등장)이 나타나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중학교 과학 수업에서 중간적인 담화의 특징이 발견된다면, 과학 수업 담화가 초·중등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인지 수준에 따라 점이적으로 변한다 는 가설을 제안하는 것 또한 가능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외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 학 수업을 분석한 선행 연구(Campbell et al., 2012; Oh and Campbell, 2013)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던 ‘교사가 안내하는 의미의 협상’이 담화적-인식적 기제 의 하나로 확인되었다. 반면,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과학 수업에서는 교사와 학생들 간에 과학적인 쟁점 을 가지고 서로 논쟁하는 모습이 거의 관찰되지 않 았다. 또, 간혹 그러한 기회가 생기더라도 교실 담화 가 새로운 의미를 협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경우 는 찾아보기 어려웠다(Kwak, 2011; Oh and Ahn, 2013). 이러한 결과 역시 초등학생들의 인지적 수준 이 충분히 높지 않기 때문이고, 따라서 우리나라의 중학교 과학 수업 담화를 분석하여 논쟁과 협상의 측면에서도 중간적인 특징이 나타나는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본 연구에서 관찰한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 업에서 학생들이 선도하는 과학적인 논쟁이나 협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은 다시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즉, 과학 수업에서 학생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 지적(知的)으로 논쟁하고 새로운 의미를 협상하지 못 하는 것은 수업 담화에서의 교사 선도성이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의 연구에서는 학교급에 관계없이 대안적인 형태로 진행되는 과학 수업의 담화를 분석하여 학생 선도의 논쟁과 협상, 일반적인 초등 과학 수업에서는 발견되 지 않았던 교사가 안내하는 의미의 협상과 같은 새 로운 담화적-인식적 기제들이 존재하는지, 그렇다면 그러한 일들은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 자세히 밝 히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수편의 수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거나 초등 과학 수업과 구별되는 담화적-인식 적 기제들을 확인하여 그것을 고등학교 지구과학 수 업에서 특정한 인식적 역할을 담당하는 기능적 단위 들로 제안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결과에서도 교사들 간에 다소간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교사가 안내 하는 의미의 협상은 B교사의 수업에서 많이 발견되 었고, C교사의 수업에서는 교사가 과학 지식을 소개 하기에 앞서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읽게 하여 해당 지식을 일차적으로 재생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관찰되 었다. 이러한 사실은 각 교사의 수업을 구성하는 다 양한 맥락적 요소들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 다. 즉, B교사가 학생들을 담화적으로 이끌어 새로운 의미에 이르게 하는 데 익숙한 것은 그 교사가 가지 고 있는 개념적 자원이나 인식론적 자원, 실천적 자 원들(Hammer et al., 2005; Oh, 2014)이 다른 교사들 에 비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대안 적으로는, C교사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의 학업 수 준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같은 정보를 반복하 여 숙지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는 해석 또한 가능하 다. 이밖에도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성화할 수 있는 학습 활동의 형태, 학습 주제, 학습 자료 등 과 같은 여러 가지 맥락적인 요인들이 위와 같은 차 이를 설명하는 데 적절히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하 지만 본 연구는 이러한 수업 담화의 교사 간 편차를 설명할 수 있는 데에까지 진행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담, 더 많은 수업에 대 한 참여관찰 등과 같은 확대된 연구 방법을 통해 교 사들의 수업에 공통되는 특징뿐만 아니라 교사 간, 혹은 동일한 교사가 진행하는 다른 수업 간의 차이 를 가져오는 맥락적 요인들에 대해서도 깊이 탐색할 필요가 있다.

    Figure

    Table

    Informants and Their Lessons

    The Discourse Analysis Framework Used

    (source: Campbell et al., 2012; Oh and Campbell, 2013)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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